산업 IT

멜론 인수 논란 잠재운 '김범수의 빅픽처'

1년전 1.8조에 품어 혹평 받았지만

AI스피커 생태계 넓어지며 재평가

자체 음원 공급으로 경쟁력 우위

"신의 한수…멜론 몸값 더 높아질것"

'카카오 미니' 오늘부터 예약 판매

카카오가  18일부터 예약판매에 돌입하는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미니’. 이 제품은 파격적인 음악서비스로 초기 AI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카카오카카오가 18일부터 예약판매에 돌입하는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미니’. 이 제품은 파격적인 음악서비스로 초기 AI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카카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카카오가 지난해 인수한 음원 포털 멜론이 ‘신의 한수’로 재조명되고 있다. 멜론과 연계된 공격적 AI 스피커 마케팅으로 절대 강자가 없는 관련 시장에서 단숨에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18일 오전 11시부터 AI 스피커 ‘카카오 미니’의 선착순 예약판매를 시작한다. 조건은 파격적이다. 예약 판매 가격이 정식 판매가 11만9,000원의 절반 수준이 5만9,000원에 불과하며 7만800원 상당의 멜론 실시간 듣기 1년 이용권과 카카오프렌즈 피규어 1종을 제공한다.


이 같은 ‘밑지는 장사’가 가능한 배경에는 지난해 1월 카카오가 인수한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자리하고 있다. 로엔은 국내 1위 음원 포털인 멜론을 서비스하고 있다. 카카오가 1조8,700억원을 들여 멜론을 인수했을 당시만 해도 거품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AI스피커의 핵심 기능으로 음악 서비스가 꼽히면서 멜론의 활용가치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실제 SK텔레콤이 AI 스피커 ‘누구’ 이용자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음악 서비스 이용 건수가 전체의 52%로 스케줄알림(11%), 스마트홈(9,7%), 라디오(9.2%), 날씨알림(8.2%) 등의 기능을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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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이번 사전예약으로 멜론 가입자 수 증가는 물론 추가적인 수익 창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코리안 클릭에 따르면 올 2·4분기 멜론의 활동 이용자는 월 625만명으로 지니뮤직(208만 명)·엠넷닷컴(171만명)·벅스(110만명)를 합친 것 보다 월등히 많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존 멜론 이용자 층을 카카오 미니로 흡수해 AI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을 뿐더러 멜론 활동 이용자 추가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같은 음원 서비스 기반의 파격 마케팅은 AI스피커를 내놓은 여타 업체는 따라 하기 힘들다. ‘누구’를 서비스 중인 SK텔레콤은 지난 2013년 멜론을 매각한 이후 자체 음원 서비스가 없으며 AI스피커 ‘웨이브’를 보유한 네이버 또한 엠넷닷컴을 통해 음원 서비스를 공급 받고 있어 마케팅 폭이 제한적이다. AI 스피커 ‘기가지니’를 판매 중인 KT는 자회사인 지니뮤직을 활용한 음원 관련 마케팅보다 인터넷TV(IPTV)를 통한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으며 NHN벅스를 보유한 NHN엔터테인먼트는 AI스피커를 내놓을 계획이 없다.

IC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멜론을 인수할 당시만 하더라도 너무 비싼 값에 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AI스피커 활성화로 평가가 완전히 뒤바뀌었다”며 “멜론을 단기 수익 창출 수단 보다 AI생태계 활성화 도구로 사용하려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빅피처’가 멜론의 몸값을 더욱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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