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리트윗(재전송)한 합성 영상에 나오는 한 장면./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자신이 친 골프공으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맞춰 넘어뜨리는 합성 영상을 올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빨간색 야구모자를 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드라이버샷을 날린다. 골프공은 갑자기 전용기에 오르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을 때린다. 공에 맞은 클린턴 전 장관은 앞으로 넘어진다.
영상에 나온 장면은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 장면과 2011년 국무장관 전용기에 탑승하다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클린턴 전 장관 모습을 합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럼프의 놀라운 골프 스윙’이라는 제목으로 합성 영상을 리트윗(재전송)했다. 제목 옆에는 ‘거짓말쟁이 힐러리’(#Crooked Hillary)라는 해시태그가 달렸다.
미 언론들은 이번 리트윗이 클린턴 전 장관이 낸 대선 회고록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최근 펴낸 대선 회고록 「무슨 일이 있었나」(What Happened)에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결정이 없었다면 모든 것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완벽한 트로이 목마”라며 원색적 비난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 전 국무장관 주장을 두고 트위터를 통해 “거짓말쟁이 힐러리는 모든(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린다”며 “선거 패배는 본인 탓”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AP통신은 “지난해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경쟁자였던 힐러리 전 장관에게 품은 분노가 아직 사그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극적인 영상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에도 트위터에 미 CNN 방송 로고가 얼굴에 덧씌워진 남성을 레슬링 링 밖에서 때려눕히는 것처럼 편집한 영상이 올라와 대통령이 폭력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한 달 뒤에도 CNN 로고로 얼굴을 가린 사람을 ‘트럼프’라고 적힌 기차가 뒤에서 들이받는 이미지를 리트윗했다.
이번에 올라온 영상을 두고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나라 대통령이 반대파를 비판하기 위해 폭력적 이미지를 계속 사용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다.
민주당 애덤 시프(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이날 ABC 방송 ‘디스 위크’와 한 인터뷰에서 “어린 애 같은(juvenile) 것을 트윗하고 리트윗하는 대통령이 있는 건 솔직히 괴롭다”며 “나라 전체 위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