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신뢰 금간 한국해운의 민낯...현대重 6,000억 수주 난항

브라질 초대형 벌크선 10척

안전성 문제 삼아 계약 지연

현대중공업이 국내 선사로부터 수주할 예정이었던 6,000억원 규모의 초대형벌크선(VLOC) 건조 계약이 예정보다 지체되고 있다. 브라질 최대 광물업체가 우리 해운사의 장기운송 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등 계약을 지연하는 데 따른 여파인데 한진해운 사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가 추락한 우리 해운업의 민낯을 보여준 사건이라는 지적이다. 18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올해 초 현대삼호중공업이 국내 벌크선사인 폴라리스쉬핑으로부터 수주할 예정이었던 32만5,000톤급 VLOC 7척에 대한 계약이 지연되고 있다. 선박의 척당 가격은 7,500만달러로 수주 총액은 5억2,500만달러(약 5,900억원)에 달한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폴라리스쉬핑과 VLOC 10척에 대한 건조예약 계약을 맺고 3척은 현대중공업, 7척은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할 예정이었다.

계약이 지연되는 데는 지난 3월 발생한 폴라리스쉬핑 선박 침몰사고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폴라리스쉬핑은 브라질 최대 광물기업 발레와 용선계약을 맺고 필요한 선박 10척을 현대중공업에 발주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협의 도중 폴라리스쉬핑의 벌크선이 침몰했고 발레 측에서 선박의 안전성 등을 문제 삼아 계약이 무산됐다.


다만 협상이 한차례 결렬된 이후 발레와 폴라리스 쉬핑이 일부 조건을 수정해 용선계약 체결에 근접하면서, 이르면 이번 주 내에 현대중공업도 선박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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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협상이 지연된 이면에 한국 해운이 지난해 9월 한진해운 파산 이후 경쟁력을 잃고 글로벌 시장에서 해운 약소국으로 전락한 탓도 있다고 분석한다. 한진해운 사태로 글로벌 물류대란을 촉발하는 등 신뢰에 금이 간 한국 해운이 더 나쁜 조건으로 계약을 진행해야 하는 불리한 상황에 직면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몰락한데다 최근 안전사고까지 발생했으니 해외 화주들의 신뢰가 예전만 못할 것”이라며 “국내 선사가 잘돼야 조선도 함께 살아날 수 있는데 지금으로서는 첩첩산중”이라고 말했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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