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개막을 앞두고 남북한 외교 수장이 미국 뉴욕에서 다시 한번 마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달 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잠시 조우한 후 북핵 문제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에서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강 장관은 당시 리 외무상에게 정부의 남북대화 제의에 호응하라고 촉구했지만 이후 북한의 연이은 핵·미사일 등 무력 도발로 남북 관계에서 ‘대화’ 카드는 보류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이 재차 만날 경우 어떤 대화가 오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강 장관과 리 외무상은 앞서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일정 중 환영 만찬 대기실에서 잠시 마주쳐 3분 정도 짧은 대화를 나눈 바 있다. 당시 강 장관은 “한국 새 정부의 ‘베를린 구상’과 후속조치 차원의 대북 제안에 북측이 아직 아무런 호응이 없다”고 지적했고 리 외무상은 “남측이 미국과 공조하에 대북 압박을 전개하는 상황에서 그러한 대북 제안에는 진정성이 결여돼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남북한 외교 수장의 만남이었던 터라 당시 양자 만남은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짧은 조우 후 한반도 핵 위기감은 크게 고조된 상황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강 장관과 리 외무상이 별도로 회동하는 일정은 잡혀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 본부’ 출신인 강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유엔을 방문한다. 강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일정을 보좌하는 동시에 문 대통령보다 하루 더 뉴욕에 머무르며 외교부 장관으로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 스케줄을 소화할 예정이다. 각국 외교장관과 별도 양자 회담은 물론 믹타(MIKTA) 외교장관회의에도 참석한다. 리 외무상은 오는 22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서고 유엔 사무총장과도 면담을 갖는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비판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