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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듣는 음악→보이는 음악'…윤종신 표 '소통'을 응원하는 이유

‘음악’의 또 다른 이름은 어쩌면 ‘소통’과 ‘공감’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에 드는 음악을 발견할 때면 가족부터 친구들까지,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처럼 좋은 음악에는 늘 사람과 공감이 함께 한다.

/사진=서경스타DB/사진=서경스타DB


가수 윤종신에게 9925일 만에 음악방송 1위를 안겨준 ‘좋니’의 가장 큰 인기 요인 역시 바로 이러한 소통과 공감에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스틱 엔터테인먼트의 음악 플랫폼 ‘리슨(LISTEN)’의 열 번째 곡으로 공개된 ‘좋니’는 입소문만으로 음원 발매 약 두 달 만에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별도의 주기 없이 그저 좋은 음악이 준비되면 바로 음원을 발표한다는 ‘리슨’의 시스템처럼, 외적 요인에 들어가는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하고 오로지 음악만으로 승부를 본 윤종신의 정공법은 대중 속에 제대로 파고들었고, 이는 ‘양질의 음악’을 향한 또 다른 관심으로 파생되기도 했다.

때로는 다소 투박해 보일 정도로 겉치레를 생략한 화법 속에 흐르는 윤종신 음악만의 따스한 감성처럼, 듣는 음악이 가진 공감의 힘을 증명한 윤종신은 이 기세를 몰아 보이는 음악에 대한 시도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18일 윤종신은 자신의 SNS에 “미스틱 사옥 앞 창을 개조해 조그만 스테이지를 만들었습니다”라며 “일명 리슨스테이지, 곧 시작되면 연중무휴 365일 하루에 꼭 한 번은 저를 포함하여 미스틱 뮤지션들의 라이브가 이어집니다. 지나시다가 잠시만 머물러 주세요”라는 글과 함께 동영상을 게재했다.

/사진=윤종신 SNS/사진=윤종신 SNS


동영상 속에는 사옥 앞 창을 개조했다는 윤종신의 말처럼, 그리 크지 않는 공간에 몇 개의 악기를 놓고 노래를 하는 가수들이 등장한다. 무대보다는 동네 사랑방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로 소박하면서도 따스한 분위기다.


일명 ‘리슨스테이지’라고 불리는 이 미완의 프로젝트를 통해 윤종신은 음악적 역량이 있는 아티스트들과 대중 사이의 장벽을 음악의 힘으로 허물어 나가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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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틱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 역시 “‘리슨’이 주기적으로 좋은 음악을 들려 드리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다면, ‘리슨스테이지’는 좋은 음악을 보여줌으로써 대중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바람에서 시작됐다”며 “꼭 큰 무대에서 하는 것만이 공연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작은 공간에서도 음악만 좋다면 얼마든지 좋은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속 연습생이나 뮤지션들은 이 공간을 통해 무대 경험도 쌓을 수 있고, 언제든 원하면 음악과 무대를 선보일 수 있다. 좋은 음악을 하는 친구들에게 기회를 주고, 무대를 보시는 분들에게는 좋은 음악을 알리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시기나 시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 빠른 시일 내에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KBS2 ‘뮤직뱅크’에서 ‘좋니’로 두 번씩이나 1위 트로피를 거머쥔 윤종신은 높은 화제성과 인기에도 불구하고 음악 방송 출연은 고사했다. 자신이 음악 방송 출연으로 인해 무대에 설 기회가 줄어들게 될 후배 가수에 대한 배려였다. 이는 윤종신이 처음 ‘리슨’이라는 플랫폼을 만들게 된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사실 어느 순간부터 ‘가수가 노래만 좋으면 되지’라는 가장 기본적인 이치조차 지키기 힘든 것이 바로 국내 가요 시장의 현실이었다. 그 가운데서 약 7년이라는 시간동안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지켜온 ‘월간 윤종신’과 ‘리슨’으로 이어지는 윤종신의 소신은 어찌 보면 무모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윤종신의 이 무모함이 누군가에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지지대가 될 수도 있다. 듣는 것에 이어 보이는 것까지 좋은 음악으로 아우르고자 하는 그의 시도가 부디 이번에도 옳았다는 것을 증명할 날이 오기를 빌어본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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