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면서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인도 자동차 시장을 두고 미국 자동차 업계의 ‘빅2’가 상반된 결정을 내렸다. 포드는 인도 마힌드라그룹과 손잡고 기회를 계속 노리기로 한 반면 제너럴모터스(GM)는 인도 진출 100년 만에 시장 철수를 택했다.
18일(현지시간) 포드는 마힌드라그룹의 자동차 계열사인 마힌드라앤드마힌드라(M&M)와 3년간 파트너십을 체결해 협력 분야를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전기차 및 커넥티드카(다른 차량 또는 교통통신 시설과 무선으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는 자동차) 기술 개발부터 공동 판매망 구축, 합작회사 설립 등 모든 분야를 염두에 두고 협력을 진행할 방침이다.
피터 플릿 포드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장은 블룸버그통신에 다음주부터 양사가 비용절감을 위한 공동전략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협력을) 신속하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포드가 마힌드라그룹에 손을 내민 것은 비용을 절감하지 않고는 인도 시장을 포기해야 할 수 있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세계 5위 규모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곳이다. 더구나 연평균 7% 이상 고속성장을 거듭해 오는 2020년에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현지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 저가 자동차 위주의 시장 형성으로 많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인도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폭스바겐·르노·GM·피아트 등 유럽·미국계 자동차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0~3%대에 머무르고 있으며 포드의 점유율도 지난 2016년 6월~2017년 6월 판매량 기준 3.15%에 그쳤다.
포드와 함께 까다로운 인도 시장 공략에 함께 열을 올렸던 GM이 전날 인도 시장에서 전격 철수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은 이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18년 ‘쉐보레’ 브랜드로 인도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GM이 100년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고 앞서 전했다.
GM의 이번 결정은 2014년 메리 배라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남아프리카·러시아·유럽 등에서 판매를 중단하며 ‘선택과 집중’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GM은 중국 시장에서 선전한 덕분에 지난해 해외사업 전체에서 흑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중국을 제외한 인도·남아프리카·중동 등에서는 8억3,8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GM은 해외사업 구조조정으로 확보한 재원을 새로운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 차량공유 서비스 리프트에 5억달러를 투자하고 자율주행기술 업체 크루즈오토메이션을 10억달러에 인수했던 과감한 행보를 앞으로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댄 아만 GM 사장은 WSJ에 “회사는 자원이 유한한 세상에서 운영된다”며 “(리프트 투자, 크루즈오토메이션 인수 등 GM의 최근 전략적 결정으로) 자원배분에 대한 논의에 직면하게 됐다”고 결정의 배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