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미우면 발뒤축이 달걀 같다고 나무란다는 속담이 있다. 공연히 트집을 잡아 억지로 허물을 지어낸다는 거다. 최근 다소 하락했지만 새 정부 출범 이래 대통령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여론조사를 믿지 못하겠다거나 심지어 조작하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한다.
대통령을 미워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자. 우선 전체 지지율은 높지만 복지·경제·안보 등 세부 정책별 지지도는 높지 않다고 한다. 각론은 상이한 이해가 걸려 있고 또 정책 수혜자의 비중이 다르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만족을 얻어내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각론 지지율이 50%를 상회하고 총론 지지율이 70%를 넘나드는 것은 오히려 높이 평가돼야 한다.
적극적 지지자보다 소극적 지지자가 더 많다고 한다. ‘매우 잘한다’와 달리 ‘잘하는 편이다’라는 응답자들은 쉽게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고 한다. 맞는 말이지만 과거 대통령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중 ‘적극’대‘소극’의 비율은 최근 조사에서 대략 40%대60% 내외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전직 대통령들의 ‘적극’ 지지 비율은 10~20%에 그쳤다.
조사 대상자에 문 대통령 지지자가 많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대선 때 득표율이 41%였는데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자가 51~56%에 달한다는 것이다. 침묵의 나선이론, 밴드왜건 효과, 기억의 한계, 불성실한 응답 등 여러 이유로 설명할 수 있지만 현직 대통령을 찍었다는 응답자가 실제보다 더 많이 포함되는 것은 선거 후 이뤄지는 여론조사에서 예외 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고연령층을 대상으로 나이만 묻고 전화를 끊어버린다는 얘기도 있다. 보수 성향의 응답자를 조사에서 배제한다는 건데 그야말로 오해다. 할당 표본 추출에서는 연령대별로 응답자를 충분히 확보한 경우 더 이상 응답을 받아낼 필요가 없다. 재택률이 높은 50~60대가 여기에 해당하므로 나이만 물어보고 끊게 된다. 모든 자료가 공개되기 때문에 응답자의 연령대별 비중은 속일 수 없다.
여론조사는 겉으로 드러난 현상을 잘 보여주는 과학적 도구일 뿐이다. 비록 타당도, 즉 정확성은 약해도 강한 신뢰도가 자랑거리다. 며느리 미운 심정이야 이해하지만 조사기관들이 내놓는 엇비슷한 지지율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취임 초반의 높은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 모두에게서 나타난 현상이다. 임기 후반에는 문 대통령 역시 지지율 하락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믿을 수 없다는 여론조사로 확인됐고 또 검증될 역사적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