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재건축 사업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일부 건설사의 과도한 이사비 제안이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키자 시정 지시를 내렸다. 이에 앞서 현대건설(000720)은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1·2·4 주구 입찰에 참여하면서 조합원들에게 7,000만원에 달하는 고액의 이사비를 제공하기로 했다.
21일 국토교통부는 “일부 재건축 단지의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일부 건설사가 과도한 이사비를 지급하기로 제시한 건에 대하여 법률자문을 의뢰한 결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위배된다고 보고 시정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도시정비법 제11조제5항에 따르면 ‘누구든지 시공자의 선정과 관련하여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의사를 표시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법률자문 결과 건설사가 이사비 명목으로 제시한 금액 중 사회통념상의 이사비를 초과한 부분은 이사 지원의 목적이 아니라 사실상 시공자 선정을 목적으로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려는 행위에 해당해 위법 소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와 서울시는 관할 구청에 과도한 이사비에 대해 사실 확인을 거쳐 시정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정한 범위 내에서만 이사비 등을 제시하도록 하고, 건설사가 제시한 무상지원 조건이 추후 공사비 증액 등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조합원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조합이 회계감사를 하는 등 관련 제도를 조속히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사비 지급 문제 외에도 최근 강남지역 재건축의 시공사 선정 과열으로 식사제공, 개별홍보 등 불법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고 보고, 지자체와 합동으로 시공사 선정 과정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날 현대건설은 이와 관련해 “반포1단지가 우리나라 최고의 명품주거단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서울시 표준공동사업시행협약서, 조합입찰지침서 및 조합 공동사업시행협약서에 근거 규정에 의거해 사업제안서 상 조합원의 혜택을 위한 이사비를 제시했으며, 이는 기업의 이윤을 조합원 모든 분들께 공정히 돌려주고 신속한 사업추진을 진행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면서도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적정한 이사비를 책정할 계획이며, 당초 이사비로 책정된 1,600억원이 조합원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