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올해 안에 시가 1조원에 달하는 KT&G 주식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현재 매각을 하기 보다는 계속 보유하는 게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앵커리포트입니다.
[기자]
IBK기업은행이 어제 오후 이사회를 개최하고 올해 말까지 KT&G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하겠다는 기존 이사회의 결정을 철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기업은행은 현재 IMF 위기 당시 정부로부터 현물출자 받은 KT&G주식 6.9%, 951만 485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2월 기업은행 이사회는 2018년부터 바젤Ⅲ의 보유주식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100%에서 300%로 확대됨을 고려해 올해 말까지 KT&G 주식을 전량 매각하기로 의결한 바 있습니다.
2015년 당시에는 자기자본비율이 12.39%로 동종업계 평균치를 하회해 주식매각을 통한 자기자본비율 개선이 필요했지만 현재는 대손준비금 규제 완화,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자본확충 필요성이 해소된 것입니다.
대신 KT&G 주식 매각을 2018년 이후 자본확충 방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남겨뒀습니다. 기업은행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내년 이후 매각할 경우 현 주가 기준 약 0.24%포인트의 자기자본비율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KT&G 주식 취득 이후 누적 배당수입은 약 3,518억원으로 자본비율 개선효과가 0.22%p에 달해 매각하지 않았을 때 예상되는 자기자본비율 하락분을 이미 상쇄했습니다.
주식을 처분하면 매년 약 350억원에 달하는 배당수입을 더 누릴 수 없는 점도 고려했습니다. 비슷한 수준의 배당수입을 가정할 경우, 이를 통해 매년 자기자본비율이 약 0.01%p씩 개선되고 약 2,000억원의 중소기업대출 재원 확보가 가능합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앞으로 전량 매각할지 아니면 일부만 매각할지 등 여러 가능성에 대해 다시 논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이번 결정이 자본관리와 수익성 등 기업가치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