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美·中 초고강도 대북 제재안을 주목한다

미국이 21일(현지시간) 북한과 거래하는 외국 금융기관과 기업·개인을 제재하는 초고강도 대북제재안을 발표했다. 북한에 다녀온 모든 선박과 비행기에 대해 180일 동안 미국에 입항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도 포함됐다. 북한과 외국 간 교역을 철저히 막는 동시에 북한 핵 개발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의심되는 돈줄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군사옵션 외에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카드로 중국 등에 미국을 선택하든지 북한 정권과 거래하든지 양자택일을 하라는 최후통첩 성격이 짙다. 주목되는 것은 중국이 이번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분위기라는 점이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북한과의 신규 거래를 중단하도록 일선 은행에 통보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은 더 이상 위험한 길로 가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 같은 중국의 움직임은 미국 제재안에 미온적이었던 그동안의 태도와는 다른 모습이어서 고무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조치에 대해 “시진핑 주석에게 감사한다”고 밝힌 점이 이를 잘 말해준다. 유럽연합(EU) 역시 투자와 원유수출 금지 등 새 대북제재 초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이번에야말로 대북제재 효과를 제대로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이 든다.

관련기사



이럴 때일수록 우리 정부도 분명한 대북 압박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 단합된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은 피하는 게 옳다. 이런 점에서 남북협력기금 증액과 대북지원 결정은 우려스럽다. 정부는 최근 내년도 남북협력기금에 올해보다 1,000억원 늘어난 2,470억원을 배정하고 대북 취약층을 위해 8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사상 초유의 초강경 대응조치’ 운운하는 마당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는 결정을 했으니 비판이 나 올 수밖에 없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뉴욕에서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미일 정상은 대북지원에 대해 신중한 대응을 요청했다고 한다. 정부는 이 지적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한국만 평화주의자인 것처럼 행동하다가는 정말로 국제사회에서 ‘코리아 패싱’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은 엇박자를 낼 게 아니라 국제사회와 공조하면서 북한에 최고의 압박을 가할 때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