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지금 대한민국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인재는 스마트 제품을 제어하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 개발자입니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인재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것은 암기 위주의 교육 시스템과 천편일률적인 기업 채용 방식 때문입니다.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이 기업에서 맘껏 뛰놀 수 있도록 교육·채용 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유지수 국민대 총장은 ‘2017 국민대 4차 산업혁명 페스티벌’이 열린 22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 캠퍼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4차 산업혁명 물결에 성공적으로 올라타기 위한 핵심은 창의적이고 현장에 강한 인재 양성”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대학뿐 아니라 초·중등 교육 커리큘럼의 대대적인 혁신과 함께 기업·공공기관의 채용 방식이 확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대는 이날 ‘미래를 향한 도전, 국민이 만드는 미래’라는 주제로 국내 대학 최초로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대규모 축제를 열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국민대의 특성화 프로그램과 성과를 소개하는 강연과 자율주행차, 지능형 로봇, 스마트패션, 3차원(3D)프린터 등 미래 산업을 경험할 수 있는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경욱·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부구욱 영산대 총장 등 정·관·학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2012년 취임한 유 총장은 신입생 전원에게 SW 코딩 교육을 실시하는 등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발맞춘 융합인재 양성에 많을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대는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SW중심대학으로 선정됐다.
유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코딩 교육을 통해 논리력과 사고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학과 과학, 코딩 교육은 피아노처럼 어렸을 때부터 시작해야 효과적”이라면서 “논리적·창의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코딩 교육을 활성화하면 초·중등 교육이 암기 위주가 아니라 사고·논리력 위주의 교육으로 전환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대학이 창의적 인재를 뽑아 심화교육을 시키기 위해서는 입시 전형의 다양화와 함께 자율성이 강화돼야 한다는 게 유 총장의 지론이다. 특기자 전형 선발인원이 제한돼 있어 SW 전공 학생을 더 뽑으려면 음악·미술 전공자를 줄여서 선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 총장은 또 대학뿐 아니라 초·중등 교육이 바뀌려면 기업의 인력 채용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공 공부를 심화시켜야 하는 대학 4학년 내내 취업을 위해 자격증 시험보다 더 어려운 인·적성검사를 준비해야 하는 게 한국 대학생들의 현실”이라며 “적어도 이공계 기술인력은 구글처럼 업무 역량과 문제해결 능력 중심으로 선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 총장은 특히 기업들이 어떻게 사람을 뽑느냐에 따라 학생들이 공부하는 내용이 달라진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재 양성·채용 방식의 대대적인 혁신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대학 역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대학은 인문·사회 계열의 경우 학교 밖에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 네트워크를 넓히고 사회를 경험하도록 하고 이공계는 무조건 뭔가를 만들어 보도록 한다”면서 “대학 교육이 자칫 나태해질 수 있고 갈수록 넘어서야 할 벽은 높아지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