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생민의 영수증’이 그야말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의 한 코너였던 ‘김생민의 영수증’에 대중이 열광하자 KBS는 6부작 프로그램으로 편성했다. 덕분에 김생민은 연예인 인터뷰를 하던 개그맨 겸 리포터에서 데뷔 25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건 지상파 프로그램까지 갖게 됐다. ‘김생민의 영수증’ 덕분에 그도 명실공히 스타의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
‘김생민의 영수증’이 이처럼 인기를 끄는 데는 저성장 시대에 ‘절약’은 ‘궁상’이 아닌 ‘작은 성공의 비결’이자 ‘희망’이라는 대중의 인식과 공감이 작용했다. 평생 직장생활을 해도 내 집 한 채 마련하기 어려운 형편에다 고용의 유연화로 더 이상 안정적인 직장도, ‘철밥통’도 존재하지 않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과거 미덕으로 여겼던 이른바 한턱 내는 문화 등은 이제 부담스럽기까지 한 ‘적폐’라는 김생민의 주장에 ‘격하게’ 공감한 것이다. 그뿐 아니라 인기 개그맨이 아님에도 성실하게 일해서 적금만으로 10억원을 모으고 타워팰리스에 거주하고 있는 김생민 자체가 월급쟁이들의 ‘워너비’인 셈이다.
김생민은 해당 프로그램에서 한 달치 영수증을 모아 보낸 시청자들에게 냉엄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그는 현명한 소비를 한 시청자에게는 “그뤠잇”이라는 칭찬을, 쓸데없는 데 돈을 쓴 시청자에게는 “스튜핏”이라며 호되게 꾸짖는다. 그리고 “여자친구만 보는 팬티에 돈을 쓰지 말고 큰 미래를 보고 절약하라. 팬티는 디자인이 아닌 원단만 좋으면 된다”고 조언하는가 하면 “3,000원에 부가세 10% 3,300원? 음악 듣는 것도 한 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 절실함이 있다면 1분 미리 듣기면 충분하다”라면서 음원 사이트 이용료를 줄이는 방법 등을 소개하는가 하며 “돈은 안 쓰는 것이다” “지금 저축하지 않으면 나중에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한다” “저축은 할까 말까가 아니라 그저 공기 같은 것” 등 그의 명언은 네티즌들에게 ‘소비의 바로미터’로 회자되며 공감을 얻고 있다. ‘김생민의 영수증’을 즐겨본다는 한 직장인은 “아끼고 싶은데 ‘짠돌이’라는 소리를 들을까 두려워 하지 못했던 행동을 김생민이 현명한 소비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 안심을 하게 된다”며 “그리고 김생민이 저축만으로 집을 사고 주식과 부동산이 아닌 저축으로도 재테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서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