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메르켈 '연정 러브콜'…사민당은 또 '보이콧'

"강한 야당 자리매김이 먼저"

슐츠 사민당 대표 거절 표명

페트리 AfD 공동대표 탈당 선언

총선 하루만에 내부분열 위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베를린=AP연합뉴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베를린=A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구애에도 마르틴 슐츠가 이끄는 사회민주당(SPD)이 연정에 불참하고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밝혔다. 다른 군소정당들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기사연합의 정책차이를 감안할 때 독일 연정 구성에 좀 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25일(현지시간) 슐츠 사민당 대표는 메르켈 총리의 연정 제안 발언 이후 기자회견에서 “결코 메르켈이 이끄는 정부에 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연정 거부 의사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번 총선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한 사민당은 당 재건을 위해 ‘강한 야당’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먼저라고 보고 총선 전 ‘러브콜’을 보냈던 데서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모든 당은 연정에 참여해 안정적 연정 형태를 만들어낼 책임이 있다”며 “SPD 입장에 대해서는 들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 연락하고 대화해야 한다”고 사민당에 구애의 손짓을 보냈다. 총리는 현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을 비롯해 자유민주당(FDP), 녹색당과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관련해서는 “(연정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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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당이 연정 참여를 거부하면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기사당연합은 자유민주당·녹색당과 ‘자메이카 연정’에 나서야 한다. 자메이카 연정은 이들 당의 색과 자메이카 국기 색이 같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하지만 이들과는 난민·조세·에너지 문제 등에서 인식차가 커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오스카 니더마이어 베를린자유대 정치학 교수는 AP에 “세 당이 많은 분야에서 이견을 보여 단단한 타협을 상상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독일 사회민주당 대표인 마르틴 슐츠. /베를린=신화연합뉴스독일 사회민주당 대표인 마르틴 슐츠. /베를린=신화연합뉴스


한편 이번 총선에서 제3당으로 약진한 AfD는 프라우케 페트리 공동대표가 탈당하겠다고 밝히면서 하루 만에 내부분열 위기에 처했다. 그는 25일 기자회견에서 “새 의회에서 AfD 의석에 앉지 않겠다”며 무소속 활동을 선언했다. 페트리는 극우정당 AfD 내 온건파로 그동안 “정부에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온건한 노선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해 지도부와 마찰을 빚어왔다. 외신들은 페트리의 당내 영향력이 큰 만큼 소속의원들 중 상당수가 그를 따라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알리체 바이델 AfD 공동 총리후보는 “(페트리의 탈당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고 비난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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