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외투 기업의 우려에 대해 백 장관은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하고 향후 5년 내에는 전기요금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외국 기업에는 조세감면 등 파격적인 혜택을 주겠다는 당근책도 내놓았지만 분위기는 냉랭했다고 한다. 장밋빛 전망만 되풀이하고 외국 기업들이 염려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못했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국내 기업이든 외국 업체든 고용 확대를 바란다면 유연한 노동시장 등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먼저다. 그런데 새 정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통상임금 논란에다 양대 지침을 폐기하는 등 반기업적인 노동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더욱이 양대 노총의 목소리는 더 커지는 판이다. 에너지 정책의 불확실성도 높아져 탈원전을 대체할 신재생에너지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기업이 선뜻 한국에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나서겠는가. 적신호는 이미 켜졌다. 올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신고액 기준)는 9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나 줄었다. 한국 진출을 고려하던 외국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한 탓이다. 이대로 가면 올해 정부 목표치 200억달러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외투 기업의 우려를 흘려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노조 편향과 섣부른 탈원전에 따른 혼란이 장기화할 경우 투자는커녕 아예 한국을 떠나는 외국 기업도 생길 수 있다. 이제라도 기업들의 충고를 새겨듣고 무리한 정책은 중단하거나 방향을 전환하는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