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말 특허가 만료되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입찰에 면세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드 보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투명성 강화를 골자로 한 새로운 면세제도가 첫 적용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단독 입찰 가능성이 유력하며 상황에 따라서는 사상 첫 유찰 사태를 겪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이렇다 보니 면세제도 개선 효과를 느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은 지난 27일 면세점 제도 1차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올 12월 31일 특허가 만료되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특허 공고를 이달 29일부터 11월 20일까지 낸다고 밝혔다. 최종 사업자 선정은 연말께가 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새로운 면세제도가 적용되는 첫 사례이다.
이런 가운데 면세업계는 이번 코엑스점 입찰에서 새로운 면세제도는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대다수 업체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어 또다시 사업을 벌일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경우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각각 특허권을 받고도 올 연말 개장이 어려워 6개월~1년가량 개장 시기를 연장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기까지 한 상태다. 면세점 개선안을 마련하느라 공고가 늦어져 예전보다 준비 시간이 훨씬 촉박하다는 점도 업체들에는 부담이다. 과거 시내면세점 입찰 전 때마다 경쟁이 불꽃이 튀기던 상황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인 셈이다.
한 신규면세점 관계자는 “공고 내용을 우선 봐야겠지만 자금 상황상 굉장히 보수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지금 대부분 면세점들이 기존 특허권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인데 들어가려는 곳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업계에서는 일단 롯데면세점의 재도전 가능성이 유력한 가운데 신라면세점도 참여할 공산이 있는 것으로 점치고 있다. 만약 롯데면세점이 재입찰에 나설 경우 현 코엑스몰 자리에서 영업을 연장하거나 롯데몰 김포공항점이나 동대문 롯데피트인, 홍대 인근으로 지역을 바꿔 특허를 낼 가능성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강남 거점이 없는 신라의 경우는 지난해 말 시내면세점 경쟁 때 HDC신라가 제시했던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타워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문제는 롯데 조차 재입찰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 롯데만 단독 입찰할 경우 면세점 특허 개선 효과는 확인할 수는 없게 된다. 아무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 사상 초유의 유찰 사태를 겪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