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남동부 티그리스강 유역에서 1만1천5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신석기 주거지 유적이 실체를 드러냈다.
28일 일간지 휘리예트 등 터키언론에 따르면 터키 바트만주(州) 하산케이프의 티그리스강 유역에서 최고(最古) 9,500 B.C.에 형성된 주거지 유적이 발굴됐다.
하산케이프 신석기 주거지 발굴에는 츠쿠바대학 등 일본 고고학계도 참여했다.
유적지의 주민들은 다른 신석기 사회와 마찬가지로 수렵·채취생활을 했다.
하산케이프 주거 유적이 형성된 시기는 터키 남동부 괴베클리테페 유적과 일치한다.
괴베클리테페는 스톤헨지보다 6천년이나 앞서 거대한 돌기둥으로 건설한 ‘신전’이 발견돼 고고학계에 충격을 던졌으며, 기존 학계의 정설을 뒤집을 만한 내용도 속속 발표됐다.
발굴단은 하산케이프 주거 유적에서도 괴베클리테페와 비슷한 돌기둥이 설치된 터를 찾았지만 돌기둥 자체는 남아 있지 않았다.
집터에서는 사람의 유골이 다수 발견돼 구성원이 죽으면 집 아래에 묻는 장례풍습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9천년 전 터키 중부 차탈회이위크 유적에서도 비슷한 장례·제례 형태가 나타난다.
발굴을 이끈 메블뤼트 엘리위쉬크 교수(바트만대학교)는 “하산케이프 주거지는 약 1천년간 유지됐다”면서 “발굴단은 주민들이 이곳을 버리고 떠난 것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산케이프 유적지는 ‘을르수 댐’ 프로젝트를 앞두고 일대 유적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을르수 댐 예정지인 하산케이프는 1만년 역사를 지닌 ‘고대도시’로, 댐 건설로 도시의 역사성이 파괴된다는 논란이 일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