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끝까지 싸워라"...사망설 IS지도자 육성 공개

모술 패배 등 세력 위축에

알바그다디 항전 메시지

이슬람국가(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가 지난 2014년 7월 이라크 모술에서 공개 설교를 하던 모습.  /AP연합뉴스이슬람국가(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가 지난 2014년 7월 이라크 모술에서 공개 설교를 하던 모습. /AP연합뉴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사망설에 휩싸였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육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최근 중동 내 입지가 급격히 위축된 IS가 지도자 사망설을 일축하고 최후의 항전을 독려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IS는 28일(현지시간) 공식매체인 알푸르칸을 통해 알바그다디의 연설이라고 주장하는 46분짜리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알바그다디의 육성 메시지가 나온 것은 지난해 11월 ‘이라크 모술에서 항전하라’고 지시한 음성이 공개된 지 10개월 만이다. IS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앞서 러시아가 제기한 알바그다디 사망설은 거짓이 된다.


이 파일에서 IS가 알바그다디라고 밝힌 인물은 시리아·이라크에서의 잇단 패배를 시인하면서도 “이런 일이 지하드(이슬람 교리를 위한 전투) 전사들의 성전을 멈추지 못할 것”이라며 “후퇴도, 협상도, 항복도 말라. 이슬람의 영웅들이여, 적을 향해 전쟁의 화염을 일으키라”고 항전을 독려했다. 이 인물은 잇단 패배로 인한 IS의 사기 위축을 우려한 듯 미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공격을 멈추지 말라고 주문하면서 “불신자의 언론매체와 이데올로기 전쟁의 본부를 공격목표로 삼으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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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제작 시기는 분명하지 않지만 북한 핵실험 후의 북미 갈등과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의 분리독립 투표가 언급된 점으로 봐 비교적 최근에 녹음된 것으로 추정된다. 테러 감시단체 시테의 리타 카츠 대표는 “이번 오디오의 목소리는 종전에 유포됐던 알바그다디의 육성과 확실히 같다”고 말했다. 미군은 “알바그다디의 죽음을 증명할 증거가 없다면 우리는 그가 살아 있다고 믿는다”며 “파일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IS는 최대 근거지였던 이라크 모술에서 패퇴하고 상징적 수도인 락까 상실까지 임박하자 이번 파일을 유포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4년 6월 IS의 칼리프(이슬람제국의 정치·군사적 지도자)로 지명된 알바그다디는 그해 7월 모술의 알누리 대모스크에서 공개 설교한 뒤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올해 7월 러시아 국방부는 알바그다디가 폭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으나 미국은 그의 생존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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