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장 판세가 군웅할거로 급변한 분야가 있다. 바로 무선청소기 시장이다. 영국 청소기 업체 다이슨이 한때 80% 점유율로 호령했다시피 했던 이 시장은 삼성전자·LG전자가 합류한 이후 최대 격전지로 빠르게 변모했다. 가격대도 100만원을 훌쩍 뛰어넘을 만큼 고가 프리미엄 제품이 즐비한 시장이 됐다.
최근 삼성전자가 내놓은 파워건은 뛰어난 흡입력과 인체공학적 설계가 특징으로 꼽힌다. 회사측은 무엇보다 한 번만 밀어도 두 번 쓸어 담아 큰 먼지부터 미세먼지까지 꼼꼼하게 제거하는 것을 첫손에 꼽는다. 흡입 모터와 별도로 브러시 자체에 전용 모터를 장착해 양방향으로 분당 5,000번 회전하기 때문이다.
평소 청소기 사용 시 좁고 낮은 틈이나 다양한 높이의 공간을 청소할 때 손목과 허리에 불편함을 느꼈던 사용자들을 위해 최대 50도까지 꺾이는 ‘플렉스 핸들’을 선보인 것도 눈에 띈다. 팔이나 손목, 허리를 거의 굽히지 않고 청소할 수 있어 그만큼 편리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용하던 배터리가 방전될 경우 여분의 배터리로 교체하면 최대 80분까지 사용 가능해 집안 청소도 중간 충전 과정 없이 한 번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품 가격은 배터리 수와 브러시 종류 등에 따라 출고가 기준 79만9,000~119만9,000원이다.
LG전자의 ‘코드제로 A9’도 소비자의 반응이 뜨겁다. 지난 7월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4만 대를 판매했을 정도다. 코드제로A9은 착탈식 배터리를 채용해 최대 사용 시간을 80분까지 늘렸다. 사용자의 키에 따라 청소기 노즐의 길이를 90~112㎝까지 조절할 수 있으며 자립형 충전대 방식이어서 벽에 못을 박지 않아도 제품을 보관할 수 있다. 스마트 인버터 모터 P9를 탑재했고 무상 AS 10년인 점도 빼놓을 수 있다. 모터 P9은 LG전자가 세탁기에 담긴 DD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독자 개발한 초소형 고성능의 모터다. 이 모터는 기존 모터의 브러시 장치를 전자회로로 대체해 수명이 10년 이상으로 길다. 아울러 모터 속도를 자유자재로 구동할 수 있어 효율과 성능이 높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무선청소기의 원조 격인 다이슨은 위상을 지키기 위해 V8로 대응하고 있다. 이 제품은 3사 중 가장 가벼운 무게를 자랑한다. 2.6kg인 V8 플러피는 2.95kg인 삼성전자 파워건과 2.7kg인 LG전자 코드제로 A9보다 0.1~3.5kg 가볍다. V8은 21.6V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갖췄다. 분당 최대 11만번 회전하며, 전작 V6 대비 모터 엔진의 회전수가 증가했다. 흡입력은 최대 115에어와트(AW)다. 2년 무상 AS도 보장한다.
다이슨 V8에 탑재된 디지털 모터는 10~15명에 달하는 엔지니어가 1년6개월간 연구한 끝에 개발됐다. 50만 시간에 달하는 테스트를 통해 청소에 있어 가장 완벽한 모터가 탄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가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무선청소기 시장이 일반 진공청소기 시장을 넘어설 만큼 컸다”며 “치열한 경쟁으로 누가 마지막에 웃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