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차 이다연(20·메디힐)이 한가위를 앞두고 ‘우승 샷’을 쏘아 올렸다.
이다연은 1일 경기 용인의 88CC 나라·사랑 코스(파72·6,554야드)에서 열린 팬텀 클래식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정상에 올라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다연은 지난해 신인왕 후보로 주목 받으며 KLPGA 투어 무대에 데뷔했지만 드라이버 샷 난조로 고생하다 가까스로 시드권을 유지했다. 올 들어서도 순탄치 않았다. 3월 왼발목 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아 시즌 12번째 대회인 6월 한국 여자오픈부터 출전했으나 2개 대회 연속 기권, 4개 대회 연속 컷오프로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포기하지 않은 그는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부터 5개 대회 연속으로 컷을 통과해 상금랭킹을 78위(4,896만원)까지 끌어 올리며 희망의 불씨를 살려냈다. KLPGA 투어에서는 상금랭킹 60위 이내에 들어야 이듬해 투어카드(시드권)를 유지할 수 있다. 아직 내년을 기약할 수 없었던 이다연은 이날 우승으로 1억2,000만원의 상금과 함께 2019년까지 2년간 투어카드 보장이라는 커다란 수확을 추석 선물로 챙겼다.
이다연은 전날 2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2타 차 공동 4위로 따라 붙었다. 하지만 선두권에는 중량감 있는 경쟁자들이 즐비했다. 이번 시즌 메이저대회로 승격된 한화 클래식을 포함해 2승을 거둔 오지현(21·KB금융그룹)과 통산 6승째를 노린 이승현(26·NH투자증권)이 공동 선두를 달렸고 시즌 3승의 상금랭킹 2위 김지현(26·한화)도 공동 4위에서 역전을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우승에 대한 이다연의 집념은 강했다. 1번홀(파4)부터 버디를 잡은 그는 6번(파4), 7번홀(파3) 연속 버디로 공동 선두에 올랐고 9번(파4), 10번홀(파5)에서 다시 연속 버디를 기록해 기어코 단독 1위가 됐다. 11번홀(파)에서 유일한 보기를 기록했지만 13번홀(파3)에서 만회한 버디가 결국 결정타가 됐다. 1타 차 2위였던 오지현은 이 홀에서 그린을 놓친 탓에 1타를 잃었다. 한 조 앞에서 먼저 경기를 마친 이다연은 오지현의 마지막 18번홀(파5) 긴 버디 퍼트가 빗나간 뒤 동료 선수들의 축하를 받았다.
오지현은 1타 차 2위(12언더파)를 차지했고 이승현과 김아림이 공동 3위(10언더파)에 올랐다. 김지현은 2타를 잃고 공동 7위(6언더파)로 마감했다. ‘대세’ 이정은(21·토니모리)은 공동 30위(1언더파)로 마쳐 시즌상금 9억,940만원이 되면서 60만원 차이로 10억원 돌파가 미뤄졌다. 상금·대상·다승 1위를 지킨 이정은은 평균타수에서는 전날 기권한 고진영에 공동 1위(69.67타)를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