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서경씨의 #썸타는_쇼핑]추억의 '과자선물세트'를 기억하시나요



안녕하세요 서울경제신문 독자 여러분. 긴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고 들떴던 게 엊그제인데 벌써 끝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대체 왜 빨간 날은 이리도 빨리 흘러가는 거죠….

크나큰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달래보고자, 오늘 서경씨의 #썸타는_쇼핑에서는 ‘한가위 특별판’으로 명절 추억 하나를 준비해봤습니다. 바로 과자종합선물세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릴 적 친척들 손에 들려있던 과자종합선물세트의 추억 있으신 분들 많으시죠? 싸구려 리본으로 장식된 네모난 상자를 열면 껌과 사탕, 양갱, 초콜릿을 비롯한 인기 과자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었는데요. 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종적을 감추고 말았습니다. 대체 과자종합선물세트는 어떤 세월을 겪어왔는지, 한 번 알아보았습니다.


#_1964년 해태, 국내 최초 과자종합선물세트 내놓다





국내 최초의 과자종합선물세트는 1964년 해태제과가 출시한 해태제과 종합선물세트입니다. 간식은 고사하고 먹거리도 귀했던 시절 여러가지 과자로 구성한 과자 세트는 당시 어린이들에게 가장 환영 받는 인기 선물이었습니다.

1970년대 1980년대 들어서 2차 베이비붐으로 어린이 인구가 급증하고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과자종합선물세트는 그야말로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는데요. 급격한 도시화로 ‘명절 귀성’이라는 문화가 생겨났고 과자종합선물세트는 귀성 선물 필수품으로 꼽혔습니다. 이 시기는 에이스, 맛동산, 홈런볼, 오예스 등 각종 장수 과자들이 탄생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_과자보단 ‘현금’…과자종합선물세트의 몰락


1990년대 들어서 먹거리보다는 현금이나 게임기, 전자기기 등으로 어린이 선물 선호도가 변화하면서 과자종합선물세트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더 이상 과자가 특별한 날 먹는 간식이 아니게 된 것이죠. 또한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수작업으로 포장하는 과자종합선물세트의 원가 부담도 가중됐습니다. 이런 이유로 당시 프리미엄 과자종합선물세트가 반짝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해태제과는 이례적으로 1만8,000원의 과자종합선물세트를 내놓기도 했죠. 당시 과자선물세트가 3,000~5,000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가격이었습니다. 이 같은 노력에도 과자종합선물세트의 인기는 갈수록 떨어져 주요 제과사들은 출시를 중단하기에 이릅니다. 그런데 의외의 계기로 과자종합선물세트는 부활을 하게 되죠. 바로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가격대가 저렴하고 선물하기에 부담 없는 과자종합선물세트의 인기가 다시 높아지게 된 것입니다. 해태제과와 롯데제과, 오리온 등은 이 같은 고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과자종합선물세트를 대대적으로 재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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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키덜트족 공략…캐릭터 과자종합선물세트 등 꾸준히 출시





매출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찾는 고객들이 있는 만큼 제과업계는 과자종합선물세트를 소량으로 연중 공급하고 있습니다. 설이나 추석,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같은 대목에는 특별 기획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도 많죠.



디자인도 사각형 박스 포장에서 벗어나 피카츄 백팩 모양의 선물세트나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그려넣은 선물세트 등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이런 제품은 어린이는 물론 키덜트족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추억의 명절 선물 과자종합선물세트에도 우리나라 경제 발전사와 사회상의 변화가 깃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우리의 명절은 또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갈까요?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이제 유일한 희망인 설을 기다리며…. 서경씨는 이만 줄일게요. 남은 연휴 잘 보내세요~!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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