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값을 치를 때 신용카드를 내미는 게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지만 대학교 기숙사 행정실에서는 신용카드를 꺼내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도 성남시 분당을)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서울 지역 51개 대학 가운데 기숙사비를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곳은 개신대학원대학교밖에 없었다. 카드결제는 안 되지만 기숙사비를 몇 차례에 걸쳐 나눠 낼 수 있게 한 대학은 서울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13곳이었다. 카드결제와 분할납부 모두 안 되는 나머지 37개 대학은 한 학기에 수십만 원에 달하는 기숙사비를 한 번에 내야 했다.
카드결제와 분할납부가 모두 불가능한 고려대는 38만 6,000원으로 1인당 월 기숙사 거주비가 가장 비싼 곳으로 조사됐다. 건국대(38만 2,000원), 서강대(37만 6,000원), 홍익대(34만 4,000원), 중앙대(34만 2,000원) 등도 기숙사비가 비싼 상위 5개 대학에 포함됐다.
교육부는 지난 2015년 7월 ‘대학 기숙사비 납부방식 개선안’을 발표하고 기숙사비 카드결제와 분할납부를 확대키로 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기숙사비 현황을 보니 권고뿐이었던 교육부 개선안은 유명무실해진 것 같다”며 “학기 초 목돈이 들어갈 때 기숙사비도 같이 내야 하는 경우가 많아 학생 부담이 큰 만큼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