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교통사고환자 치료의 골든타임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명예이사장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명예이사장




해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이 격돌하는 부산국제광고제. 올해는 가슴을 뜨끔하게 하는 광고 한 편이 눈에 들었다. 호주의 클레멘저 비비디오(Clemenger BBDO)팀이 공익광고 부문에 출품한 ‘그레이엄을 만나다(Meet Graham)’다. 교통사고에 둔감해진 현대인들이 경각심을 갖게 만든 그레이엄은 교통사고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한 인류의 모습이다. 이 작품은 기존 교통사고 캠페인의 아이디어를 뒤집으며 부산국제광고제 ‘올해의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그레이엄의 모습은 괴물 그 자체다. 두개골은 헬멧을 대신할 정도로 두껍고 이마·등·얼굴 피부는 두꺼운 지방으로 뒤덮여 천연 에어백 역할을 한다. 척추·갈비뼈는 목을 보호하기 위해 목뼈 뒤까지 올라와 있고 무릎은 모든 방향으로 접히도록 진화했다. 실제 우리 인체는 그레이엄의 모습이 아니면 교통사고에서 살아나기 힘들 정도로 나약하다.


기술의 발달로 수소차·전기차 등이 등장했고 인구 고령화로 노인 운전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이슈들과 함께 교통사고 위험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총 진료비는 1조3,054억원으로 전년보다 8% 증가했다. 이 중 한방진료비는 3,459억원으로 3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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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상 환자들이 한방진료를 선호했다. 이들의 지난해 한방진료비는 3,024억원으로 전년보다 34% 증가했다. 진료인원도 54만5,000명으로 지난 2011년 11만명의 약 다섯 배로 불어났다. 교통사고 환자들의 한방치료 만족도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동신대 한의대가 2015년 실시한 ‘교통사고 환자 한방치료 만족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0.3%가 만족감을 보였다.

교통사고를 당하면 우리 인체는 갑작스러운 충돌에 채찍처럼 휘어지면서 ‘편타성 손상’을 입게 된다. 한방에서는 교통사고로 목·허리 등의 관절과 근육·인대가 충격을 받으면 몸의 기혈 순환을 방해하는 핏덩어리인 어혈이 생긴다고 본다. 치료를 위해 정제된 한약재를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과 어혈을 풀어주는 한약치료를 병행하고 전기침·부항·뜸 등 한방 물리요법도 적극 활용한다.

교통사고 후에는 무엇보다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자생한방병원을 찾은 교통사고환자 8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사고 후 48시간’이라는 골든타임을 지킬수록 치료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는 대수롭지 않게 보여도 짧게는 6~12주 뒤에 갑자기 통증이 나타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한방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선택은 어느 정도 효과를 대변한다. 교통사고는 특성상 근골격계 질환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한방은 이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효과를 검증해왔다. 앞으로도 끊임없는 연구와 검증을 통해 국민들에게 한방의 우수성을 알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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