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고베제강 '품질조작 스캔들' 자회사도 연루됐다

알루미늄·구리 이어 철분도 조작

대형 방산업체에 공급 사실 드러나

日 정부 업계에 "진상 파악" 지시

고베제강 본사 전경 /블룸버그고베제강 본사 전경 /블룸버그


일본 3대 철강업체인 고베제강의 품질 데이터 조작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앞서 회사 측이 밝힌 알루미늄과 구리 외에 철분(鐵粉) 데이터까지 조작된 것으로 밝혀진데다 자회사도 조작에 연루된 혐의가 드러나면서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데이터가 조작된 알루미늄 부품이 방위산업 제품에 사용된 사실을 확인하고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지난 10일 대형 방산업체들에서 데이터 조작이 의심되는 고베제강 제품을 사용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11일 보도했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고베제강의 알루미늄 제품을 사용한 곳은 미쓰비시중공업·가와사키중공업·스바루·IHI 등 일본의 대표 방산업체 4개사다. 고베제강은 앞서 8일 검사증명서가 조작된 알루미늄·구리제품이 약 200개사에 납품됐다고 밝혔지만 납품처는 공개하지 않았다.


데이터 조작범위도 예상보다 큰 것으로 드러났다. 고베제강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자동차 기어 등에 쓰이는 철분 140톤의 밀도가 애초 계약한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밖에 반도체회사들을 고객사로 둔 고베제강 자회사가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재료 검사를 실시한 것처럼 위장했다고 발표했다. 또 고베제강은 자체 외부조사 결과가 나오기 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밝혀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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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태가 악화하자 일본 정부는 피해가 의심되는 업체들에 대한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 경제산업성은 “고베제강 제품을 사용한 4개 방산업체들에 조사에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들 기업 또한 내부적으로 안전성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성도 미국 보잉사 등에 항공기부품을 납품하는 미쓰비시중공업 등에 부품사용 상황과 안전성 등을 확인하라고 요청했다.

한편 2년째 적자에 허덕이는 고베제강은 데이터 조작 스캔들까지 터지자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고베제강이 수익악화에 대비해 100% 출자 자회사인 신코부동산 매각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이 자회사는 아파트·단독주택 임대와 분양사업을 하는 업체로 900억엔(약 9,094억원)의 부동산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각금액은 약 500억엔으로 추정된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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