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아름다운 서울에서

한경아 한국방문위원회 사무국장





이번 추석 연휴에는 관광객이 돼 오랜만에 서울의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경복궁과 북촌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딸들과 사진을 찍고 작은 한옥을 개조한 식당과 카페들이 모여 있는 익선동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겼으며, 노을을 벗 삼아 한양도성 길과 한강공원을 걷기도 했다. 서울의 관광지들은 볼 때마다 아름답고 잘 가꿔져 있어서 서울 시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특히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은 외국인들의 찬사를 받기 충분하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서울 관광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는 것에 비해 정작 우리는 삶의 터전이 아닌 관광지로서 서울의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듯하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80% 이상이 찾는다는 서울. 이 서울이 지난 3월부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 단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지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관광업은 다양한 산업들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서 관광객 감소로 인한 충격 여파는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심각성 때문에 얼마 전 서울시는 서울관광발전협의회를 열어 관광대책에 대해 논의했는데 필자는 이 회의에서 몇 가지 정책을 제안했다. 그중 첫째는 정치·외교·자연재해 등 외생 변수에 큰 영향을 받는 관광업이 타격을 덜 받기 위해서는 시장 다변화와 함께 개별관광객 유치와 편의제공 정책에 지속적으로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며, 둘째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이 시기를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불친절과 불편사항들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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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안들을 실천하는 방안으로써 서울시와 한국방문위원회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외국인 관광객 환대주간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환대주간은 단체 관광객에 비해 불편함을 겪는 개별관광객들에게 관광정보 및 통역 등 편의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양한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외국인 환영행사다. 서울시의 관광특구와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22일까지 진행되며 코리아세일페스타와 연계해 중국 관광객 중심에서 벗어나 동남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방문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다. 문제는 환대주간이 특정한 시기에만 열린다는 것인데 우리나라를 찾은 손님들이 불편함은 없는지 1년 365일 환대주간이 돼 살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외국인이 빠져나간 서울 거리를 내국인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울은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에게도 여전히 아름답고 매력적인 관광지이기 때문이다. 또한 내국인 손님들을 대상으로 관광업 전반에서 서비스의 질적 개선을 이룰 수 있다면 추후에 외국인들이 다시 찾았을 때 서울 관광의 만족도와 재방문 의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줄어든 관광 수요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시 회복되기 마련이다. 외래 관광객이 다시 몰려올 때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허둥대는 일이 없도록 지금의 어려움을 서울 관광이 한 단계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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