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신입사원을 선발하면서 대학 서열표를 만들어 지원자를 거른 것으로 확인됐다. 실력이나 자질이 아니라 학벌로 우선 사람을 판단하던 과거 대기업의 낡은 채용 시스템을 보여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대학 서열표를 만들어 서류전형 평가 기준으로 삼아왔다. 대우조선해양은 출신 대학을 △경인 지역 최상위권 대학교 △지방국립대학교 및 경인 지역 상위권 대학교 △경인 지역 및 지방 중위권 대학교, 상위권 대학교 지역 캠퍼스 △지역별 중위권 대학교 △기타 대학교 등 1∼5군(群)으로 구분했다.
회사 측은 서류전형 합격·불합격을 가를 때 이 출신 대학 구분 기준을 지원 분야별로 달리 적용했다. 예를 들어 생산관리 분야는 1군에서 5%, 2군에서 30%, 3군에서 20%, 4군에서 40%, 5군에서 3%를 뽑고, 나머지 2%는 해외 대학 출신에서 선발하기로 했다. 재무·회계 등 사무 분야는 1군에서 35%, 2군에서 30%, 3군에서 20%, 4군에서 5%를 뽑고, 해외 대학 출신에서 10%를 뽑기로 했다.
이런 기준하에서는 이른바 ‘기타’ 대학교 출신의 지원자의 경우 사무 분야 서류전형에서 무조건 탈락할 수밖에 없다. 이와 반대로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졸업생은 생산관리 분야에 합격하기가 굉장히 어렵게 된다. 회사 측은 “전국 모든 대학 출신자에 대한 서류 검토가 고루 이뤄질 수 있도록 기회 균등 차원의 채용 절차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해영 의원은 “학벌로 사람을 재단하는 낡은 채용 시스템에서 소외된 청년들이 자조하고 슬퍼한다”며 “대우조선해양은 사회적 변화에 맞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우철 인턴기자 dncjf845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