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스트레스는 어떻게 삶을 이롭게 하는가] 만병의 근원? 몸·마음 단련시켜주는 '스트레스'

■우르스 빌만 지음, 심심 펴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한창인 요즘, 감독과 언론 그리고 팬들은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는 ‘빅게임 피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한 판으로 시즌이 끝나버릴 수도 있는 상황. ‘탈락’이라는 단어가 선수를 짓누르는 압박은 그만큼 강력하다.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멸하는 선수도 적지 않다.

정말 이 ‘스트레스’가 선수들에게 독이 될까. 독일의 과학전문기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스트레스’는 신의 선물이라고 강조한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호르몬을 분비하게 해 힘을 키워주고 집중력을 강화하며 감각을 깨운다. 반응 속도가 높아지는 것은 덤이다. 결국 경기에서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관중의 열띤 응원과 스트레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스트레스와 마주한다. 안전하고 편안한 엄마 뱃속에 있던 태아가 거친 세상에 나오는 것부터가 엄청난 스트레스다.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죽음’이란 선택지 뿐이다. 오랜 기간 스트레스가 각종 병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인식됐지만, 인류가 야생에서 다른 맹수들과 살아갈 때부터 스트레스는 인류를 보호하는 자연적인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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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탠퍼드대 정신병리학 실험실의 피르다우스 다바르 교수는 암과 스트레스 사이의 연관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실험을 실시했다. 두 집단의 쥐 중 한 집단에게는 30분간 고문을 가했다. 다른 집단은 가만히 놔뒀다. 그 이후 쥐들에게 피부암을 유발하는 강한 자외선을 쏘았다. 그 결과는 스트레스가 암울 유발한다는 기존의 생각과는 다르게 스트레스를 받은 쥐가 암이 훨씬 늦게, 그리고 적게 발병했다.

박사는 이 결과를 스트레스로 인해 분비된 ‘경고물질’의 양 때문이라 분석했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우리 몸은 염증을 억제하는 물질 ‘인터류킨’, 암세포를 막아내는 ‘인터페론’ 등의 물질을 분비하고 이것이 더 큰 질환을 막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스트레스야 말로 신체를 단련하고 면역계를 강화하며 사고력을 높인다”고 강조한다. 스트레스가 상처도 치유하고 기억을 더 오래 유지시키며 사람을 보다 더 사회적인 존재로 만들어준다는 연구 결과를 책 속에 담았다. 1만6,000원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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