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전공, 사무직 인턴 경험, 학회 활동과 아르바이트, 자격증 등 이력과 간단한 자기소개를 입력하니 곧바로 원그래프가 나타났다. 인공지능(AI) 온라인 잡 매칭 플랫폼 ‘와이미(WhyMe)’는 구직자가 입력한 내용을 바탕으로 키워드를 추출하고 분석해, 마케팅(45%), 영업(25%), 회계(30%)의 3개 직무를 추천했다. 직무에 맞는 기업 채용공고도 검색됐다. 관심 채용공고를 저장하거나 지원할 수 있다.
이번에는 기업 회원으로 로그인해 채용공고를 등록했다. 곧 공고에 올린 직무와 조건에 맞는 구직자 목록이 화면에 떴다. 구직자에게 매칭 요청을 보낸 후 구직자가 수락하자 곧 실시간 채팅이 이어진다.
16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창업허브에서 만난 권승현 와이미 대표는 “기업 목록 중심의 정보전달이 아닌 직무 중심으로 필요한 정보가 적합한 사람에게 도달하도록 돕는 AI 자동화 매칭 솔루션을 개발하는데 주력했다”며 “공채 시스템을 스펙이 아닌 직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학벌이나 영어 점수 등 정량적 스펙으로는 구직자의 성격이나 성향, 강점 등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스펙으로 직원을 채용할 경우 직무 적합성이 떨어지는 직원이 선발돼 교육 비용이 증가하고 조기 퇴직률이 증가하는 문제를 해소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와이미의 AI는 수집된 1,000만건의 개별 구직자 이력 데이터를 계속해서 학습하고 있다. 특히 최근 도입된 국가직무능력(NCS) 표준을 직무적합성 판단 기준에 추가해 기존 채용방식을 유지하면서 NCS도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구직자 입장에서는 채용 사이트에서 자신이 원하는 기업을 일일이 확인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기업은 채용공고 노출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직무에 맞는 인재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와이미는 AI 소프트웨어 연구기업 아스크스토리의 자회사다. 영국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에서 전기·전자공학 학사와 석사 출신들이 아스크스토리를 창업한 후, AI 소프트웨어 활용방안을 고민하다가 떠올린 것이 구인구직 플랫폼. 대기업에서 전문연구원으로 일했던 권 대표는 “이왕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김에 사회에 의미있는 기여를 하고 싶었다”며 “고용창출이 쉽지 않은 요즘 시대에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가 경제에 도움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와이미의 수익 모델은 인재를 채용하는 기업으로부터 이용금액을 받는 원리다. 한 달에 2명의 인재 정보 열람은 무료다. 3명의 이력 사항을 볼 때부터 이용료 10만원이 부과된다. 권 대표는 “다른 온라인 채용 사이트에 채용공고를 올리는 것보다 저렴한 것도 경쟁력 중 하나”라며 “한 달에 2명 이하를 채용하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등 재정 규모가 약한 곳에는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성장세가 가파르거나 3명 이상의 직원 채용을 원하는 기업에 사용료를 부과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미 파운드 커리어스, jobr 등 와이미와 유사한 빅데이터 활용 잡 매칭 서비스가 영국과 미국에서는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권 대표는 와이미에 쌓인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직장인들에게 향후 직무 경로나 경쟁력 강화 방안 등도 추천할 예정이다. 또 기업이 원하는 구직자의 조건을 분석해 회사의 성장 방향을 예측하는 시스템도 만들 계획이다. 그는 “구인구직의 혁명적 방법론을 제안하는 플랫폼으로 우뚝 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