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원자력 분야 R&D 연구논문 10건 가운데 1건은 표절

발표한 논문 중복제출, 타 논문 베끼고, 자기표절도 심각

권칠승 의원 “예산적폐로 출연금 환수조치 필요”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원자력 분야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10억 원 이상 출연한 정책연구용역의 성과 일부로 제출된 논문 10건 가운데 1건 이상이 20% 이상의 표절 의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정부가 500억 넘게 지원한 연구 과제들도 포함 돼 정부 산하 연구기관의 관리 감독 부실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기벤처위원회 소속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산업부 산하 에너지기술평가원(에기평)으로부터 제출 받은 10억원 이상 출연 정책연구과제(2007년~2017년 6월) 성과 논문 210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20% 이상의 표절율을 기록한 논문은 25건(11.9%)으로 나타났다.

권칠승 의원실 제공권칠승 의원실 제공


표절 의심 유형별로는 동일한 연구 과제를 수행하면서 제출한 서로 다른 두 건의 논문이 상호 표절로 의심되는 경우가 8건으로 가장 많았다. 과제 수행기간 이전 국내외 학술지에 이미 제출됐던 논문을 과제 성과물로 제출한 경우와 연구자 본인 혹은 본인이 포함된 연구팀의 기존 발표 논문과 유사한 경우도 각각 7건을 기록했다. 다른 연구자(연구팀)의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는 3건이다. 표절 논문에는 순수 국내기술로 만들어진 차세대 원전이라는 APR1400 연구과제도 있었으며 표절 유형은 동일 연구과제 안의 서로 각기 다른 논문을 상호 표절한 사례다.


예를 들어 한국원자력연구원 주관으로 2009년 6월부터 진행된 ‘노심 봉다발 지지격자 재관수 열전달 실험 및 모델 개발’ 과제 성과로 제출된 한 논문은 그보다 2개월 전 네덜란드 과학 저널 Elsevier에 제출된 논문과 동일한 논문이었다. 정부 출연금으로 19억 4,200만 원을 받았던 과제였다. 2011년 6월부터 시작된 ‘신개념 명품원전의 기본요건 및 혁신적 안전성 향상 방안 연구’에 제출된 한 논문 역시 그보다 2년 전인 2009년 12월 Elsevier에 제출 됐던 논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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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칠승 의원실 제공권칠승 의원실 제공


에기평 측은 권 의원의 지적에 “과제수행 시작 이전에 발표된 논문을 성과물로 제출하거나 일정비율 이상 자기·상호 표절이 의심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면서도 “다만 2013년 이후에는 과제평가시스템을 도입해 이중제출 논문을 연구성과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해명했다. 권 의원은 그러나 “에기평이 2013년 이후 심사를 강화했다고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중복제출·자기표절 의심 논문 가운데 2014년 이후에 제출된 경우가 14건”이라며 “이같은 연구 행태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후 형사고발 및 연구비 환수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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