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철강 업계 및 증권가에선 고베제강의 불량철강 유통사건이 국내 업체들의 수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베제강이 2016년 9월에서 올해 9월까지 품질을 조작해 납품한 주요 제품은 알루미늄과 구리제품 등 비철제품이다. 이 때문에 사건이 터진 후 철강을 주로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의 반사이익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시험결과가 조작된 제품을 납품한 곳이 당초 알려진 200개사를 훌쩍 넘은 500개사로 확대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그간 일본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품질 검열이 엄격하다는 명성이 있었는데 이번 사태로 신용도가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고객사의) 대규모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고베제강의 존폐 위기까지 몰릴 가능성을 배제못한다”며 “일본 철강산업 전체의 이미지 타격으로 이어지면 국내와 중국 철강사들이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중국 허베이성에서 철강산업이 밀집한 당산시가 예정보다 1개월 빠른 이달 12일부터 생산량을 50% 줄이라는 명령을 했다는 소식까지 나왔다. 심각한 스모그 현상으로 현지의 대기질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중국이 대기질을 개선하는데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중국시장에서 철강 선물가격이 크게 뛰기도 했다.
내수시장에서 철강 공급과잉이었던 중국은 그간 글로벌 시장에 낮은 가격으로 ‘밀어내기’ 수출을 하면서 세계 철강업을 교란시켰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산 철강에 높은 관세를 매기는 등 보호무역의 수위를 높이면서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도 최근 많이 줄었다. 지난 9월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514만톤으로 전년에 비해 42% 줄어 2014년 2월 이후 최저치다.
국내 대형 철강업체 관계자는 “품질에 대해 자부하던 일본업체들의 신뢰가 떨어지면 고품질 철강 생산 능력이 있는 우리 제품의 신뢰가 높아진다”며 “아울러 중국이 감산하면 국내로 들어오는 저가철강도 줄어 내수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