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의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Fed·연준)가 자산 축소 시작을 알렸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산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나아지고 있을 뿐 아니라 2018년에도 경기 회복세가 이어진다는 점이다. 10일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의 글로벌 경제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성장률은 4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상향한 2017년 3.6%, 2018년 3.7%로 예상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시작된 양적완화는 미국 경기 회복을 만들어냈고 유럽과 일본의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 둘째는 경기 회복 심리 확산으로 위험 선호 심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 시장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VIX 지표가 2016년 11월6일 22.51포인트에서 현재 9.61포인트를 기록하며 사상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변동성 축소는 위험 축소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도가 확산되고 있으며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저물가와 양적완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자산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 혁명에 따른 유통 혁신은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저물가 상황이 이어지는 ‘골디락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미국 정책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국채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채권 투자의 매력이 반감되면서 안전자산에 머물러 있던 자금의 위험자산으로의 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주식과 부동산이 높은 성과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주가 상승에서 나타난 특징은 전 업종이 고른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4차산업혁명 관련 업종의 독주가 만들어낸 주가 상승이라는 점이다. 성장을 주도하는 업종이 주식 시장을 선도하는 경우는 항상 있어 왔다. 외환위기 이후에는 인터넷 주식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이 증시 상승을 이끈 사례가 있었다. 현재 주식 시장에서는 인터넷 혁명이 만들어내는 4차산업혁명을 기반으로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는 기업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네트워크 효과는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어떤 재화의 수요가 늘어나게 되면 재화 이용자들이 느끼는 가치도 함께 늘어나는 효과를 말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네트워크 효과가 극대화되면서 특정 기업에 가입자가 몰리고 이익이 급증하는 승자 독식 구조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주식 시장에서는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주식이, 한국 증시에서는 반도체 주식이, 중국에서는 백마주가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네트워크 산업이 지수 상승의 핵심 모멘텀으로 작용하면서 이익 창출과 주가 상승을 주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