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개봉작 중 최약체로 꼽힌 ‘범죄도시’가 16일 현재 누적관객 367만2,523명으로 최고작으로 꼽힌 ‘남한산성(361만7,519명)’을 넘어섰다. 대단한 이변이다. 지난 3일 ‘남한산성’과 동시에 개봉한 ‘범죄도시’는 출발 속도는 더뎠으나 영화를 본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연휴 후 역주행을 시작했다.
‘범죄도시’ 역주행의 주역 마동석(사진)은 이날 “‘범죄도시’로 많은 사랑을 받게 돼 기분 좋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서울경제신문에 소감을 전했다. 또한 ‘부산행’이 천만 관객을 동원했고 ‘범죄도시’도 400만명을 향해 가는 등 출연한 작품마다 관객의 압도적인 선택을 받는 데는 ‘마블리’의 힘이 큰 것 같다는 물음에 마동석은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만큼 더 좋은 연기로 보답하겠다”며 쑥스러워했다.
영화는 잔인하고 폭력적인 장면이 상당함에도 주연 마동석의 코믹하면서도 친근한 이미지가 이를 상쇄해 이변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락부락하고 거친 외모와 달리 ‘마요미’ ‘마블리’ 등으로 불리며 ‘충무로 흥행 요정’으로 떠오른 마동석은 인터뷰에서 “저는 절대 제가 귀엽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영화가 잘된 것은 제 덕이 아니라 영화를 재미있게 만든 감독·스태프 그리고 함께 연기한 배우들의 열정이 컸다”며 흥행 역주행의 공을 동료의 덕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범죄도시’에서 악당들을 물리치는 형사도 대중이 사랑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제가 사랑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화는 2004년 중국 하얼빈에서 넘어와 서울 가리봉동 차이나타운을 장악한 조선족 조직폭력배를 한국 형사들이 일망타진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마동석은 형사 마석도 역할을 맡고 강윤성 감독과 함께 영화 기획에도 처음부터 참여했으며 개봉까지 꼬박 4년이 걸렸다. “투자를 받은 것이 기적 같았고 개봉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형사 액션물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차에 2004년 조선족 조직폭력배 사건을 접하게 돼 영화화하게 됐고 운동하던 시절 친구 중에 형사가 많아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영화에서 흑사파 등 조폭들은 도끼 등 무서운 흉기를 들고 나오지만 마석도는 맨손으로 흉악범들을 잡는 등 새로운 모습을 선보여 ‘한국형 히어로’의 탄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마석도는 험상궂은 형사이기는 해도 이웃·동료를 챙기고 나쁜 사람들을 혼내주잖아요. 슈퍼 히어로까지는 아니더라도 ‘소시민 히어로’ 정도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사진제공=메가박스플러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