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1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017 비확산회의’에 외교부 당국자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이미 북한에서는 이번 회의에 최선희 외무성 북미국장을 파견하기로 결정한 만큼 우리 정부도 당국자의 회의 참석을 최종 확정할 경우 현지 회의 기간 동안 남북 실무급 책임자의 직접 접촉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모스크바 비확산회의는 반관반민(1.5트랙) 협의체다. 40여개국에서 전·현직 외교 안보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다. 미국에서는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과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북한정보분석관, 북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 등의 참석이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핵 문제로 북미 대립이 첨예한 상황에서 북미 양측의 1.5트랙을 통한 대화 접근도 예상해볼 수 있다. 북한의 최 국장은 동북아와 한반도 관련 세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리 외교부 국장급 인사가 모스크바 회의 참석을 확정하더라도 남북 실무급의 접촉이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지난 8월 필리핀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의 당시에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모두 참석하면서 공식 접촉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결국은 행사장 인근에서 3분간의 형식적인 짧은 대화만 주고받는 것으로 끝이 났었다. 게다가 북한이 리용호 외무상과 안동춘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등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통해 한국과 직접 대화 거부 의사를 계속 밝히고 있어 실무급일지라도 공식 접촉에 응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