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사람의 눈물은 뭘까.”
에펠탑에서 여행자들이 자유 시간을 즐기는 동안 가이드 윤소소(이연희)는 혼자 회전목마를 찾았고, 산마루(정용화)도 그 앞에서 혼자 에펠탑을 바라봤다. 눈물을 닦는 마루를 본 소소는 “아무 이유 없이 울고 싶을 땐 여기를 찾았다. 실컷 울고 나면 깨닫는다. 세상에 이유 없는 눈물은 없다는 걸. 저 사람의 눈물은 뭘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안쓰러운 마음이 들자마자 해맑게 웃으며 셀카를 찍는 마루의 모습은 감성은 물론 웃음까지 저격하는 대목이었다.
◆ “감당할 만큼만 사랑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소소와 마루는 세느강 야경 투어를 하며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을 떠올렸다. 파리의 부랑자와 시력을 잃어가는 화가의 사랑을 그린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소소는 이들의 사랑을 감당 못할 사랑이라고 표현했다. 여자친구와 다투고 프랑스에 홀로왔지만 마루는 “감당할 만큼만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딨어요”라며 아름다운 사랑을 믿었고, 프랑스까지 믿고 따라온 남자에게 배신을 당한 소소는 “없죠. 마지막이 끔찍하다는 걸 모르고 시작하니까”라며 사랑이 아프다는 걸 이야기했다. 그러나 “아무도 내게 이별하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았어”라는 영화의 마지막 대사로 공감대를 형성한 두 사람. 서로 말이 잘 통한다고 생각한 첫 순간이었다.
◆ “여행 왔잖아요. 쉬는 것도 용기에요.”
시차 때문에 새벽에 회사의 전화를 받고 여행에 와서도 일을 하게 된 마루. 몽마르뜨 언덕에서 와이파이를 찾는 마루에게 소소는 “여행 왔잖아요. 쉬는 것도 용기에요. 안 그러면 일도 망치고 여행도 망쳐요”라며 여행을 즐기기를 바랐다. 하지만 “독수리 오형제가 지구를 지키다, 지키다 과로사로 죽었다”고 생각하며 이미 일에 지쳐버린 마루는 “독수리 오형제도 그걸 몰라 죽은 게 아니다”라는 독백을 했다. 정식 휴가를 받아 여행을 떠나서도 회사 일에서 완전히 떠날 수 없었던 직장인들의 공감 댓글 지분을 차지한 장면이었다.
◆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
의도치 않은 민폐를 끼치기는 해도 올바른 신념을 가진 마루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사. 괴테와 간디의 말처럼 마루는 “금지된 방향에 인생의 답이 있다. 난 그것을 찾을 수 있을까”라며 항상 인생의 방향을 고민해왔다. 여행에 오기 전, 회사의 내부 비리를 고발했던 마루는 소소를 쫓는 의문의 추적자(윤박)를 따돌리기 위해 발을 거는 순간에도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 하지만 선택을 고민할 시간은 늘 너무 짧았다”며 본능에 따라 일을 저질렀다. 비록 소소를 돕기 위해 옳다고 생각한 행동으로 인해 버스를 놓쳐 파리 거리를 질주해야 했지만 말이다.
‘더패키지’, 매주 금, 토 밤 11시, JTBC 방송.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