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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건강상식]술 마신뒤 간장약? 효과 없어…음주량부터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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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 영업사원인 남모씨는 업무 특성상 회식이 잦아 간장약을 달고 산다. 일주일에 서너 번 술자리를 가지면서 2~3년 전부터 지방간은 건강검진의 단골 사항으로 자리 잡았다. 간혹 복용을 깜빡하더라도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온 저녁에는 반드시 간장약을 먹는다. 남씨는 “술 마시고 약을 먹는 것 자체가 찝찝하기는 하지만 간에는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흔히 술 마신 뒤 진통제·감기약을 복용하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간이 알코올을 해독하는 상황에서 약의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을 소화시켜야 해 간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우루사·고덱스와 같은 간장약의 경우 술 마신 뒤 복용하는 것이 진통제·감기약처럼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박지원 한림대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장약이 간의 염증을 완화해주고 간세포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는 점에서 술 마신 뒤 간장약을 먹는 것을 특별히 ‘금기시’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술 마신 뒤 약을 먹는다고 해서 피로가 회복되거나 간이 좋아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간은 몸에서 가장 큰 장기기관으로 주요 단백질·호르몬·면역물질을 합성하고 독성물질을 분해하는 기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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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건강하지 않으면 사람은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식욕이 떨어진다. 인기 광고 문구인 ‘피곤은 간 때문이야’도 간의 기능에서 비롯됐다. 잦은 회식 등으로 쉽게 피로해지는 직장인들이 간장약을 찾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간의 중요성에도 술로 인한 간 질환 유병률은 증가하는 추세다. 1980년부터 1990년대 초까지 술은 간 질환 전체 유병률의 8%에 그쳤으나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에서 26~37%로 급증했다.

박 교수는 “술 마시고 간장약을 먹는 것보다 중요한 게 음주량”이라면서 “간 건강을 고려한 적정 음주 기준이 너무 낮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간 건강을 위해서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의학적으로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적당한 음주로 남자는 하루 소주 세 잔·맥주 두 캔, 여자는 소주 한 잔 반·맥주 한 캔이다.

아울러 술과 함께 간을 손상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상용 약, 한약, 건강기능식품의 복용도 꼽힌다. 간에서 분해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간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 의사의 전문적인 처방을 바탕으로 각자 간 건강에 맞춘 적절한 복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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