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야수> 엠마 왓슨, <원더우먼> 갤 가돗부터 <악녀> 김옥빈, <아토믹 블론드> 샤를리즈 테론, 그리고 <더 테이블> 정유미, <장산범> 염정아 등 올해 극장가에서 여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였던 가운데, 이들 못지않은 매력을 펼친 중견 여배우 중심의 작품들이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먼저 지난 9월 개봉한 <아이 캔 스피크>의 나문희가 있다. 틈만 나면 민원을 넣는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나옥분’ 역을 맡은 그녀는 상대 배우 이제훈과의 나이 차를 뛰어넘는 연기 호흡을 선보인 것은 물론, 극중 위안부 할머니들의 슬픔을 대변하기 위한 영어 연설 장면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열연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여기에 <희생부활자>의 김해숙은 영화 속 죽은 줄 알았지만 7년 만에 살아 돌아온 ‘명숙’ 역으로 분해 아들을 죽이려는 섬뜩한 엄마의 모습으로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이며 다시 한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들에 이어 오는 11월에는 7년 만의 스크린 컴백을 선언한 배우 고두심이 영화 <채비>로 관객들을 찾아올 예정이다.
<채비>는 30년 내공의 프로 사고뭉치 인규를 24시간 케어하는 프로 잔소리꾼 엄마 애순 씨가 이별의 순간을 앞두고 홀로 남을 아들을 위해 특별한 체크 리스트를 채워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드라마이다. 45년간 다양한 작품을 통해 관객들을 웃기고, 울린 고두심이 맡은 역할은 ‘애순’이라는 인물.
지금까지 다채로운 어머니상을 보여주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남들과는 다른 아들 ‘인규’를 위해 이별 준비를 시작하는 엄마 ‘애순’을 연기해 이전과는 결이 다른 새로운 캐릭터를 탄생시킬 예정이다. 가장 눈길을 모으는 것은 일상과 다름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듯하지만, 고두심 배우 특유의 진한 모성애 연기가 어우러진 ‘이별 준비 과정’이다. 평범함 속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애틋하고 무한한 사랑이 관객들의 마음마저 따스하게 어루만져 주며 눈물샘을 한껏 자극할 전망이다.
나아가 최근 중견 여배우들의 활약을 두고 “현직에서 밀리지 않고 하고 있다는 그 자체가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이고 행운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하나의 맥을 짚어가고, 그게 하나의 역사가 되면 더욱더 좋겠다는 바람을 해본다”라고 밝힌 고두심 배우는 ‘건재한 전설의 귀환’을 보여주며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찬사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채비>는 오는 11월 9일 개봉.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