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최악 판정 스캔들'에 축제 망친 KLPGA

선수들 '프린지 논란' 집단 반발

뒤늦게 1R 취소…3R대회로 축소

최진하 KLPGA경기위원장 사의

최진하 KLPGA 경기위원장최진하 KLPGA 경기위원장




여자프로골프 3대 투어로 발돋움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최악의 판정 스캔들로 오점을 남겼다.


19~22일 4라운드 대회로 열릴 예정이던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은 협회의 아마추어 같은 운영으로 3라운드 54홀 대회로 축소됐다. KLPGA 투어 대회 일부 라운드가 룰 문제로 인한 선수들의 집단 반발로 취소되기는 처음이다. 지난 1998년 5월 88CC에서 열렸던 한국프로골프 투어 아스트라 KPGA선수권 때 경기 중간에 핀 위치를 바꾸면서 논란이 일어 2라운드가 취소된 적은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프린지와 그린의 모호한 경계. 1㎜ 차이도 나지 않게 잔디가 깎인 탓에 19일 1라운드 오전 조에 편성된 상당수 선수들은 프린지의 볼을 그린에 있는 줄 알고 볼을 집어 다시 놓고 플레이했다. 경기위원회는 이에 해당 선수들에게 벌타를 부과했다가 논란이 일자 일괄 면제했다. 오후 조 선수들에게는 프린지도 그린처럼 사용하라는 공지가 내려졌다. 그러나 혼란은 더 커졌다. 출발 전이 아닌 경기 중간에 이 공지를 접한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 이 선수들은 밤늦게까지 항의했고 20일 오전에는 2라운드 출발을 거부하는 강수를 뒀다. 결국 KLPGA는 그제야 1라운드 취소를 결정했고 최진하 경기위원장은 사의를 밝혔다.


20일 만난 홍진주 선수분과위원장(선수 대표 격)은 “첫날 오후 조 경기 때 프린지를 그린으로 사용하라는 공지를 듣기는 했지만 3홀을 남긴 선수도 있고 9홀을 남긴 선수도 있었다. 서로 다른 코스에서 경기한 것과도 같은 불공정한 조건인데 일부 선수의 벌타 면제로 넘어갈 수는 없다는 게 선수들의 생각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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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위원장은 “변명이기는 하지만 일몰이 빨라진 환경에 따른 준비에만 몰두한 나머지 프린지 문제를 소홀히 했다. 사전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경기위원장의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KLPGA 경기위원은 위원장을 포함해 10명. 누구도 코스 확인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1라운드 전 프린지를 그린처럼 사용해도 된다는 공지 한 장만 대회장 게시판에 붙여놓았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불공정한 조건이 발견됐음에도 벌타 면제라는 땜질식 조치로 넘어가려 했던 것도 비난받을 일이다. 대다수 선수들은 “첫날에 경기를 취소했어야 한다”며 아쉬워했다.

어찌 됐든 대회는 재개됐지만 파행을 면하지 못하게 됐다. 협회의 늦은 결정으로 경기 출발이 지연된 탓에 이날 상당수 선수들이 3~4개 홀만 돌고 대회장을 떠났다.

/이천=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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