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도를 펼쳐 보면 한국은 아주 작은 나라다. 그러나 대외개방 정책과 높은 교육열로 성공한 국가로 평가 받는다. 세계 8위의 무역대국이고 국내총생산 세계 14위이니 그렇게 인정받을 만하다. 조지프 나이 교수가 미래국가의 힘이라고 주장한 소프트파워도 최근 한류의 효과로 수준급이다. 그러나 스위스 국제경영연구원(IMD)이 최근 발표한 한국의 국가경쟁력순위는 29위로 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제경험과 직장인 교육 항목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는 점은 매우 걱정스러운 점이다. 경험부족으로 세상 물정에 어둡고 공부를 게을리하니 치열한 세계시장에서 이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컨설팅사인 타워스와트슨(Towers Watson)은 ‘세계인재전망 보고서(Global Talent 2021)’에서 한국의 인재부족 현상이 심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세계 시장질서 속에서 경쟁에 뒤처질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19세기에도 이런 이유로 국치를 당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일본의 개화파 후쿠자와 유키치는 미국과 유럽을 배워야 한다며 ‘서양사정’이라는 책을 출판했는데 무려 30만부가 팔렸다. 그 당시 인구가 3,000만명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독서의 대중화를 이룬 최대의 베스트셀러였다. 일본의 역사학자들이 개혁의 주역은 무사계급이 아니라 깨우친 민중이라고 주장하는 이유이다. 반면 유길준의 ‘서유견문(西遊見聞)’은 아예 판매금지를 당했고 대중의 선진문화에 대한 접근은 원천 봉쇄됐다.
그러면 현재 우리나라의 독서 대중화는 어느 수준일까. 유럽과 미국, 그리고 이웃 일본의 성인 1인당 독서량은 70권을 훌쩍 넘는다. 중국도 30권에 가깝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겨우 9권에 불과하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데 독서의 대중화는 아직도 길이 멀기만 한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책 읽는 사회 분위기가 선진사회를 지탱하는 기반이라며 독서를 성공의 우선조건으로 꼽는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고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다(빌 게이츠).” “보물섬을 약탈한 해적선보다 더 많은 보물이 책 안에 있다(월트 디즈니).” “매일 30분이상 독서하라, 성공한 후에 독서를 게을리한다면 진정 큰 문제다(마윈).” 모두가 가슴에 새겨둘 명언이다.
김주남 국가브랜드진흥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