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이어 들어선 대한제국의 주요 무대였던 덕수궁은 다른 서울 시내 궁궐들과는 달리 근대 초기의 건물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모으는 건물은 덕수궁의 북쪽 제일 높은 위치에 자리한 정관헌(靜觀軒)이다. 이름부터가 ‘고요하게(靜) 내려다본다(觀)’는 뜻이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서양풍에 전통미가 조화된 독특한 모습이다. 정면 7칸, 측면 5칸이다.
완공은 대한제국이 한항 중흥을 꿈꾸던 지난 1900년. 고종황제가 휴식을 취하거나 연회를 가질 때 사용됐다. 고종은 이곳에서 커피를 즐겨 마셨다고 한다. 난간에 새겨진 박쥐 문양이 특히 유명하다. 궁궐에 박쥐라니 특이하다. 전통적으로 박쥐는 다산과 부귀의 상징으로 한자 ‘박쥐 복’도 ‘복 복(福)’과 발음이 같아 귀하게 여겨졌다고 한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