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 등 노동계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 간담회를 열고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 역시 대통령과 정부 의지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노동계가 함께해주면 훨씬 많이 해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관련기사 8면
제 기능을 상실한 채 헛돌고 있는 노사정위원회를 조속히 가동해 노동조건 개선과 노동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노동계와 만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이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간담회를 몇 시간 앞두고 돌연 불참을 통보했다. 문 대통령과 노동계 간 대화의 장 마련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대화를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노총은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이벤트성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문 대통령은 “노동계와 정부 사이에 국정 파트너로서의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라면서 “나라다운 나라는 대통령이나 정부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국민이 함께 해주셔야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 노동정책이 정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추진돼왔다”며 “이로 인해 노동계 전체로 보면 노동조합 조직률이 많이 떨어졌고 노동자 개개인의 삶도 아주 나빠졌다”고 진단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노동계에 지난해 1월부터 중단된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해 대화 테이블로 나와달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한노총은 “대통령이 직접 일자리위원회를 주재했듯이 노사정위 1차 본회의를 주재해달라”며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직후 쉬운 해고 및 취업규칙의 일방적 변경지침을 담은 이른바 ‘양대 지침’을 폐지하면서까지 노동계의 노사정위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이태규기자 세종=임지훈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