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청문담당관실은 이씨가 딸 친구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사건을 맡아 수사한 중랑경찰서를 감찰한 결과 실종신고 수사 매뉴얼을 따르지 않는 등 다수의 부실수사가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112상황실은 지난달 30일 오후11시20분께 최초 실종신고를 접수받은 후 ‘코드1’ 지령을 내렸다. 코드1은 경찰이 즉시 현장에 출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청수사팀 소속 경위와 순경은 “출동하겠다”고 보고했지만 실제로는 현장으로 가지 않고 사무실에서 대기했다. 이후에도 다른 실종신고가 세 차례 더 들어와 코드1이 발령됐지만 여청수사팀 직원들은 단 한 건도 출동하지 않았다. 당시 신고됐던 실종자들 중 한 명은 다음날 변사자로 발견됐다. 이 사람은 투신자살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사를 비롯해 보고체계에서도 여러 문제점이 확인됐다. 당시 실종신고를 받은 중랑서 망우지구대 경찰관은 신고자인 피해자 어머니를 상대로 A양의 행적 등을 조사하지 않았다. 당직 상황관리관이었던 중랑서 청문감사관은 현장 경찰관 수색장소 배정 등을 소홀히 했다.
경찰청은 중랑서장은 지휘 책임을 물어 인사조치하고 112상황관리관과 여성청소년과장 등 경정급 2명은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다. 서울청은 여성청소년수사팀장 등 경감급 이하 6명을 징계위원회에 넘길 방침이다.
이날 이씨의 계부인 배모(59)씨가 강원도 영월군 자신의 집 인근 비닐하우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배씨는 투신해 숨진 이씨의 아내 최모(31)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이씨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이씨의 딸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재신청했다. 검찰은 다음달 1일 현재 구속수사 중인 이씨를 성추행 및 살인·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다.
/이두형·최성욱기자 mcdj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