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신창호 교수 "기업, 본질 찾아 끊임없이 진화해 나가야"

지난 26일 롯데마트에서 도서관協'찾아가는 직장인 인문학'

"논어, 중용 등 성리학의 핵심은 '마음을 잡는(操心)'가르침"

신창호(사진 왼쪽)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가 지난 26일 롯데마트 본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직장인 인문학’ 특강에서 ‘동양고전에서 찾아보는 내 인생의 공부법’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신창호(사진 왼쪽)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가 지난 26일 롯데마트 본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직장인 인문학’ 특강에서 ‘동양고전에서 찾아보는 내 인생의 공부법’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知之爲知之) 알지 못하는 것은 알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不知爲不知), 그것이 바로 아는 것(是知也)입니다. 논어의 위정편에 나오는 가르침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일하는 회사에 한번 대입해볼까요. 만약 어떤 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잘 모르는 일을 아는 것처럼 말을 한다면 현재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어려워 해결책을 찾아내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낭비의 요소가 되는 것이죠.”

지난 26일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본사 세미나실에서 열린 ‘찾아가는 직장인 인문학’ 특강을 맡은 신창호(사진)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논어의 한 구절을 빌려와 기업의 조직관리와 경영 효율화를 설명했다. ‘찾아가는 직장인 인문학’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직장인을 위한 인문학 강연 프로젝트로 올해 2회째다.


‘동양 고전에서 찾아보는 내 인생의 공부법’을 주제로 열린 이날 강의에서 신 교수는 “개인은 망망대해에 조각배처럼 떠 있지만, 서로 엮여있다. 여러분은 롯데마트라는 한 직장에서 서로 엮여있는 것이다. 힘을 합쳐서 좋은 회사를 만들어 가는데 필요한 것이 바로 지식”이라면서 “하지만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안다고 할 수 없고 되레, 더 좋은 전략을 세우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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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통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지식의 많고 적음은 직위와 상관이 없다”면서 “단지 나이가 많은 사람은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혜가 쌓여있을 뿐이다. 지식을 조직의 성과와 직결시키기 위해서는 현 상황에 대해서 솔직하게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 대해 토의하고, 직위가 높은 사람은 구성원들의 의견을 잘 듣고 문제를 진단한 후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지식은 꾸준하게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삶이란 변화하는 과정 속에 있습니다. 자신의 현재 좌표를 정한다고 해서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어요. 계속 옮겨 다녀야 하는데 더 옳은 방향으로 더 좋은 곳을 지향하면서 계속 움직여야겠지요. 이를 위해서는 앎을 확장해 나가야 합니다.”

직장인으로서의 삶에 이어 개인의 올바른 삶의 방향을 찾기 위한 노하우도 소개했다. “삶이란 혼돈 그 자체입니다. 씨줄과 날줄이 서로 촘촘하게 꼬여있어요. 혼돈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본성을 찾아야 합니다. 여기엔 유전적인 요인이 포함되어 있죠.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성품 본성을 바탕으로 이를 따라가야 합니다. 자신의 본성을 끊임없이 갈고 닦는 것이 바로 올바른 삶입니다.” 끊임없는 지식의 확장은 평생 공부하는 삶을 영위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용(中庸)’에 실린 사상을 바탕으로 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영위하는 법을 설명한 신 교수는 “중용에서 ‘중’의 의미는 ‘가운데’라는 뜻이 아니라 마음을 가리키는 글자로, 중용의 뜻은 ‘마음 씀씀이’로 정의내릴 수 있다”면서 “마음을 바로 잡고 삶의 지혜를 끊임없이 갈고 닦는 것만이 올바른 삶이라는 게 중용의 가르침이다. 여러분은 개인과 회사를 위해서 수도(修道)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용의 가르침은 개인은 물론 조직에도 통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회사의 본성을 찾아 끊임없이 갈고 닦아 나가면 기업의 문화와 제도는 계속 업그레이드가 되는 것입니다. 구성원은 자신의 길을 닦아나가 지식을 업그레이드하면 높은 직위에 오르고 그 만큼 책임을 지게 되는 일을 맡게 됩니다. 모두가 끊임없이 수도(修道)하면 회사는 더 나은 문화와 제도를 만들어나가게 됩니다.” 강의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삶의 좌표를 찾는 법 등 평소 궁금했던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날 특강에 참가한 한 직원은 “강의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동양 고전을 공부하고 싶다”며 참가 소감을 말했다.

한편 ‘찾아가는 직장인 인문학’은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의 부속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오는 27일까지 독서경영우수기업과 여가친화기업으로 선정된 24곳을 찾아가 문학·역사·신화·고전, 여행과 힐링, 경제·경영 등을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강연을 풀어나갈 예정이다. /글·사진=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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