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통상임금에 발목...기아차 10년만에 분기 적자

3분기 영업손실 4,270억

충당금 9,777억 영향

中시장은 판매 회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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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000270)가 통상임금 패소 여파로 10년 만에 분기 기준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과 미국에서의 부진을 내수와 러시아를 비롯한 신흥시장으로 커버하고 있는 가운데 조단위 비용이 직격탄을 날렸다. 더 큰 문제는 인건비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기아차는 잔업을 중단하고 특근을 최소화하는 등의 ‘일감 줄이기’ 식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기아차는 27일 3·4분기 4,2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4조1,077억원으로 11.1% 늘었다. 영업손실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도 2,918억원 손실을 봤다. 기아차의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7년 3·4분기(-1,165억원)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올 8월 말 통상임금 소송 1심 패소가 기아차의 발목을 잡아끌었다. 기아차는 노조가 제기한 통상임금 지급 소송에서 패소한 데 따라 3·4분기 9,777억원의 충당금을 쌓았고 이는 영업이익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충당금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4,371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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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통상임금 소송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쌓은 충당금은 2008년부터 올해 9월까지 수당 등의 인건비 증가와 이에 연동한 퇴직금 증가분이다.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서 앞으로 지급해야 할 인건비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잔업 중단과 특근 최소화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공급 부족이 발생하는 일부 차종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특근을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과 미국 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기아차의 3·4분기 글로벌 판매 대수는 69만29대로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했다. K5 왜건과 니로의 신차 효과로 유럽 누적 판매량이 8.1% 늘었고 중남미(14.1%)와 러시아(25.4%) 등 주요 신흥 시장에서도 선방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에 따른 반한 감정으로 판매량이 반토막 났던 중국 분위기도 최근 들어 반등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한 본부장은 “반한감정이 다소 누그러지면서 9월부터 중국 판매가 회복세에 진입했다”면서 “딜러들의 불만도 사드 초기보다 개선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4·4분기에는 할부금융 판매를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 모델을 추가로 투입해 중국 시장의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내년까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과 순수 전기차(EV) 등 총 4종의 친환경차를 중국 시장에 출시한다. 미국 시장에서는 재고관리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스팅어 등 신차를 투입해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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