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전자상거래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QR코드로 전자화폐를 받고 군고구마를 파는 중국 상하이의 노점상, 무인점포에서 샌드위치를 들고 나오는 미국 뉴욕의 샐러리맨, 늦은 밤 회식이 끝나고 카카오택시를 불러 카카오페이로 요금을 지불하는 서울의 직장인까지.

요즘 우리가 접하기 시작한 세계 곳곳의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 풍경들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은 원격으로 공급자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는 전자상거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아디다스의 ‘스피드팩토리’는 고객이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색상·소재·스타일·디자인의 운동화를 주문하면 로봇, 3차원(3D) 프린팅 등으로 5시간 안에 완성해준다. 공격적 투자로 늘 화제를 몰고 다니는 아마존은 최근 가정용 스마트스피커 ‘에코’를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에코가 지금 우리 집에서 필요한 물건을 바로 주문까지 해주면 어느새 드론 배달부가 집 앞으로 상품을 실어 온다. 이와 같이 4차 산업혁명은 플랫폼을 통한 빅데이터 기반의 온디맨드 공급을 가능하게 해 소비자가 원하는 맞춤형 상품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시대를 열고 있다.

우리의 대표적인 소비재 수출 효자종목인 화장품도 앞으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별 여성의 소비심리, 구매 행태, 구매 유인·경로 등을 파악하고 마케팅으로 연결해야 한다. 해외 소비자의 구매 이력을 분석해 구체적인 수요를 찾아내고 철저히 팔릴 만한 상품을 기획단계부터 판매자와 제조자가 같이 만들어나가야 수출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중소기업 해외직접판매지원 체계 구축은 중소기업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외직접판매(전자상거래수출)의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은 정부의 플랫폼에 상품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공신력을 확보해 해외 바이어와 소비자의 직구를 이끌어내고 물류·수출신고까지 일련의 프로세스를 지원받게 된다. 플랫폼에 구축된 판매 데이터 기반의 소비 패턴 분석은 온디맨드 신상품 개발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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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상거래 수출 규모는 2조2,825억원으로 전년대비 82% 급증해 처음으로 해외 직구(수입)를 역전했다. 특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에도 대중국 전자상거래 수출은 전년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중국인의 소비심리는 엄연히 다른 영역이고 우리나라 상품은 아직까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다.

어쨌든 잘 팔리는 상품을 좋은 가격에 내놓는 것은 중소기업의 몫이다. 그리고 중소기업의 원활한 해외 직판을 위해 걸림돌을 없애고 판을 깔아주는 것이 바로 중진공의 역할이다.

내년부터 새로 시작하는 해외직접판매지원사업은 중진공에 해외직접판매지원 전담 조직을 설치한다. 구글에서 해외 바이어, 소비자가 쉽게 검색하고 직구할 수 있는 상품 DB를 구축하고 배송 처리도 지원해 중소기업의 해외 직접판매를 한결 수월하게 해줄 것이다. 중소기업의 우수 상품을 발굴하고 해외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파워셀러를 키워 중소기업에 판매 전문 인력을 공급해주는 역할도 병행할 계획이다.

성공적인 국정과제 이행과 더불어 ‘중소기업이 주도하는 전자상거래 수출 강국’을 기대해본다.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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