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길었던 열흘 간의 추석 연휴로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다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영업일수가 회복되는 11월에는 다시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또 가계와 기업의 향후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2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민간의 체감경기 회복세를 드러냈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전 산업 업황BSI는 78로 지난달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BSI는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로, 기준치인 100 이하면 현재 경기가 좋다고 판단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적다는 뜻이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BSI가 나란히 하락했다. 최덕재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추석 연휴로 영업일수가 9월보다 닷새 줄어든 점이 업황에 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업황BSI는 지난달보다 2포인트 떨어진 81로 집계됐다. 수출기업은 90으로 전달과 같았지만 내수기업이 75로 3포인트 떨어졌다. 업종별로도 1차금속(80)이 전달보다 13포인트, 전기장비(73)도 11포인트 크게 떨어졌다.
반면 노조의 파업 재개 가능성과 중국 리스크로 내내 부진했던 자동차(70)는 전달보다 5포인트 올라 비교적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한은은 “신차효과가 크게 작용했고, 대중국 부품 수출에서 회복 움직임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건설업 등을 포함한 비제조업 업황BSI는 76으로 3포인트 떨어졌다. 영업일수 감소로 거래량이 줄어든 도소매업(72)이 11포인트 떨어졌고, 숙박업(51)도 13포인트 급감했다.
반면 정부의 강도높은 부동산 규제로 하락세였던 부동산임대업(76)은 4포인트 올랐다. 5개월 만에 첫 상승이다. 한은은 상가 등 비주택 임대부문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번달 기업 체감경기 악화는 장기 연휴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다음 달에는 경기가 좋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기업들이 더 많았다. 제조업의 11월 업황전망BSI는 지난달보다 5포인트 오른 84, 비제조업은 1포인트 오른 79로 집계됐다.
한편 10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달보다 3.3포인트 오른 100.1을 기록했다. 2015년 4월(101.3)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ESI는 BSI의 전망 지표와 소비자심리지수(CSI)의 전망 지표를 합성해 작성된다. 앞으로의 경기를 바라보는 가계와 기업의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로, 기준치인 100을 넘으면 민간의 경제심리가 과거 평균에 비해 좋다는 뜻이다.
이달 BSI는 한은이 지난 16~31일 전국 2,853개 업체(응답 기준)를 설문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