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젊은피 수혈"…대기업, 세대교체 목소리 커진다

현대차 부회장 대부분 60세 중반

"실적 쇄신 위해 교체" 요구 부상

LG 호실적으로 물갈이폭 적을 듯

SK·롯데는 세대교체 마무리

삼성전자가 50대 경영진을 전면에 세우는 등 대규모 세대교체를 단행하면서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다른 대기업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세대교체 인사가 실시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현대자동차그룹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 내에는 장수 부회장들이 많다. 윤여철 노무 담당 부회장은 지난 2008년부터 부회장직에 올랐으며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2010년부터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연구개발 담당 양웅철 부회장도 6년째 부회장 업무를 보고 있다. 이들 부회장의 나이가 대부분 60대 중반이라는 점도 세대교체 시기가 다가왔다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9명의 부회장 중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을 제외한 현대·기아차 소속 부회장 7명의 평균 나이는 61.5세에 이른다.


특히 최근 현대·기아차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라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라도 젊은 경영진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삼성과는 세대교체의 속도와 폭 등 양상이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세대교체는 정몽구 회장에서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승계와 맞물려 있어 단기간에 진행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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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4위인 LG그룹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실적이 좋은 만큼 최고경영자(CEO) 물갈이 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부 세대교체 수요가 발생할 수 있고 실적 부진 사업부에 대한 인적 쇄신 작업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SK그룹과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과 올 초 세대교체를 대부분 마무리해 올해 말 인사는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SK그룹은 2015년 최태원 회장이 복귀한 뒤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됐다. 현재 그룹의 수뇌부를 구성하고 있는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장동현 SK㈜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등은 대부분 50대다. 롯데그룹도 올 초 늦은 인사를 통해 신동빈 회장의 친정체제를 강화했다. 신 회장의 ‘오른팔’인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가 그룹의 ‘2인자’로 올라섰으며 화학·식품·유통·호텔 등 4개 BU(Business Unit)장에 각각 허수영 사장과 이재혁 부회장, 이원준 부회장과 송용덕 부회장을 선임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완성하고 계열사 사장단은 50대 젊은 인물로 채웠다. 이 때문에 두 그룹의 경우 사장단 인사보다는 임원 인사에 더 관심이 모아진다. 재계 관계자는 “SK와 롯데는 지난해와 올해를 거치면서 최 회장과 신 회장 중심의 젊은 경영진이 자리를 잡았다”며 “오히려 부사장과 전무급 인사에 누가 등장할지가 4~5년 후 두 그룹의 미래를 예상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호·강도원·한재영기자 junpark@sedaily.com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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