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백브리핑] '올드보이' 귀환'…금융 협회들 속앓이

장관급 전관 손보협회장 선출에

생보協 등 '동격 수장 후보' 고심

당국 비판적 시각에 '진퇴양난'

김용덕(67)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31일 차기 손해보험협회장으로 선출되면서 금융 유관 협회들이 고민에 빠졌다. 장관까지 지낸 거물급 인사가 ‘이웃집’ 수장으로 오면서 ‘우리 집’도 격을 맞춰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 탓이다. 손해보험협회는 이날 총회를 열고 김 전 위원장을 제53대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장 오는 12월 회장 임기가 마감되는 생명보험협회에 비상이 걸렸다. 보험 업계 ‘맏형’ 격인 생보협회 입장에서는 주요 행사 때마다 의전 서열을 신경 써야 하는데 행시 15회 출신인 김 전 위원장이 손보협회장으로 오면서 적임자를 찾기 어렵게 된 탓이다. 차기 생보협회장 후보군에는 양천식(67) 전 한국수출입은행장과 진영욱(66) 전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모두 행시 16회 출신으로 김용덕 신임 손보협회장보다 한 기수 아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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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세 사람 모두 나이와 행시 기수가 비슷하고 재무부 국제금융 라인에서 잔뼈가 굵었다는 공통점이 있어 미묘한 라이벌 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누가 되더라도 의전 서열을 둘러싼 신경전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30일 국정감사에서 ‘올드보이’ 협회장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면서 “필요하면 대통령에게 직언하겠다”고 한 발언도 파장을 낳고 있다. 금융당국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은행연합회와 생보협회가 결코 흘려 넘기기 어려운 발언이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어차피 관(官) 출신 ‘모피아’들이 차지할 자리라면 차라리 윗선에서 교통정리를 해주는 게 잡음을 덜어주는 게 아니냐”는 토로도 나온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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