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화천군 사회단체가 화천군수에게 ‘폭언 논란’을 빚은 이외수 작가에 대해 공개 사과와 함께 집필활동을 하는 감성마을을 떠나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화천군 번영회 등 지역 사회단체는 지난달 31일 화천읍 농업경영인회관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이외수 선생은 2014년 2월 24일 화천군과 체결한 협약에 대한 이행 과정이나 결과에 대해 밝히고, 군수에게 행한 모욕적인 언행에 대해 군민 앞에 공개사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감성마을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모두 133억원이라는 사업비가 투입됐다”며 “감성마을 조성 시작단계부터 군민의 동의절차 등을 거치지 않고, 사업의 시작단계 전 일상적으로 체결하는 협약서(MOU)는 마무리 단계인 2014년 2월 24일에 이르러 체결하는 등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이외수 선생을 감성마을 촌장으로 모시고 지역문화 발전의 전기를 마련하고 상서면 경제에 조금이라도 이바지해 주리라 기대했지만, 지역 문화예술인과 교류는 물론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엿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혈세로 지어진 시설물에 대한 폭파 등을 운운하지 말고 즉시 감성마을을 떠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7일 화천군의회에서 이흥일 의원은 10분 발언을 통해 “이외수 작가가 지난 8월 세계문학축전 행사에서 화천군수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 의원은 “이외수 선생이 술 냄새를 풍기며 감성마을을 폭파하고 떠나겠다는 폭언과 소동을 피운 것은 군수뿐 아니라 군민을 모욕한 것으로 민의의 정당인 의회에 나와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작가는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37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약 2개월 전의 일입니다. 제가 술을 과하게 마셔서 최문순 화천군수께 폭언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하거나 변명할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라며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사죄를 드리고 용서를 빌겠습니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약 2개월 전, 사건이 있고 즉시 사죄의 뜻을 비쳤으며 군수와 다시 만나 화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작가는 감성마을과 관련해 “군의회 의원께서 공개사과를 하지 않으면 감성마을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협박성 발언까지 하셔서 저로서는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라며 “투자한 금액에 비해 감성마을이 지역에 기여한 바가 없다는 말씀에도 아연실색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라며 반박했다.
그는 “화천 감성마을 이외수문학관은 올해 벌써 1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기록하고 있습니다.”라며 “제 입장에서는 아직도 화천에 블랙리스트가 확고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소름이 끼치고 치가 떨리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