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전자 CEO세대교체]"새 술은 새 부대에"...다른 대기업도 신진세력 등용 가능성

현대차 부회장 대부분 60세 중반

“실적 쇄신 위해 교체” 요구 부상

실적 좋은 LG는 물갈이 적을 듯

SK·롯데도 세대교체 매듭



삼성전자가 50대 경영진을 전면에 세우는 등 대규모 세대교체를 단행하면서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다른 대기업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세대교체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현대자동차그룹이다. 그만큼 현대차그룹 내에는 장수 부회장들이 많다. 윤여철 노무 담당 부회장은 지난 2008년부터,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2010년부터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연구개발 담당 양웅철 부회장도 6년째 부회장 업무를 보고 있다. 이들 부회장의 나이가 대부분 60대 중반이라는 점도 세대교체 시기가 다가왔다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윤 부회장과 이 부회장은 1952년생으로 올해 66세, 양웅철·권문식 현대차 부회장은 64세다. 9명의 부회장 중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을 제외한 현대·기아차 소속 7명의 부회장의 평균 나이는 61.5세에 이른다. 정의선 부회장이 1970년생으로 48세인 점을 고려하면 정 부회장과 호흡을 맞출 새 얼굴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최근 현대·기아차가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해 그룹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라도 젊은 인물들이 등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세대교체의 폭과 속도 등이 삼성과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세대교체는 정몽구 회장에서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승계와 맞물려 있어 단기간에 진행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계 4위인 LG그룹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그룹 실적이 좋아 최고경영진의 물갈이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다만 일부 세대교체 수요가 발생할 수 있고 실적 부진 사업부에 대한 쇄신 작업도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가 돈다.


SK그룹과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과 올 초 세대교체를 대부분 마무리해 연말 인사는 소폭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2015년 최태원 회장이 복귀한 뒤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됐다. 현재 그룹 수뇌부를 구성하고 있는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장동현 SK㈜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등은 대부분 나이가 50대다. 이들 경영진은 5대 그룹 중에서 가장 젊은 편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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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도 올 초 늦은 인사를 통해 신동빈 회장의 친정체제를 강화했다. 신 회장의 ‘오른팔’인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가 그룹의 ‘2인자’로 올라섰으며 화학·식품·유통·호텔 등 4개 BU(Business Unit)장에 각각 허수영 사장과 이재혁 부회장, 이원준 부회장과 송용덕 부회장을 선임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완성했다. 또 계열사 사장단은 50대 젊은 인물로 채워졌다. 이 때문에 두 그룹은 사장단 인사보다는 임원 인사에 더 관심이 쏠린다. 재계 관계자는 “SK와 롯데는 지난해와 올해를 거치면서 최 회장과 신 회장 중심의 젊은 경영진이 자리를 잡았다”며 “오히려 부사장과 전무급 인사에 누가 등장할지가 4~5년 후 두 그룹의 미래를 예상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시 인사를 진행해온 한화그룹도 소폭 인사가 전망된다. 한화그룹은 신·구 경영진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이 경영에 다시 복귀할 때까지는 현 구도가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난해부터 가속화된 젊은 임원들의 약진이 올해도 이어질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GS그룹은 지난해 49명에 달하는 대규모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특히 허용수 GS EPS 대표, 허세홍 GS글로벌 대표 등 오너가의 젊은 경영인들이 전진 배치됐다. 이 때문에 올해는 ‘판을 흔들 만한’ 인사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GS그룹의 인사 원칙이 성과주의인 만큼 올해 실적과 관련된 임원진 인사와 함께 오너가 4세 경영인들의 승진 및 이동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주요 그룹 연말 인사 전망

그룹 상황 관전포인트
현대차 장수 경영진들에 대한 세대교체 목소리 존재 실적 부진 반영 여부
SK 최태원 회장 중심의 세대교체 마무리 실적 개선 경영인 승진
LG 일부 세대교체 수요 발생 가능성 부진사업 인적쇄신 가능성
롯데 올해 신동빈 회장 친정 체제 확립 지주사 전환에 따른 변동
GS 작년 대규모 인사 오너 4세 경영인 행보 주목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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