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사드發 경제·외교 징비록 만들어야] 여행사, 中에 직원 급파...관광상품 조율

■ 유커 맞을 준비하는 기업·현장

금투사 차이나머니 유치도 재개 움직임

명동엔 중국어 가능자 알바 공고

면세점도 매장마다 관광객 늘어

1일 서울 명동의 한 쇼핑상가 입구에 중국어 안내판이 걸려 있다. 사드 보복 이후 활동을 중단했던 중국 전담 여행사들이 다시 상품 판매 재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송은석기자1일 서울 명동의 한 쇼핑상가 입구에 중국어 안내판이 걸려 있다. 사드 보복 이후 활동을 중단했던 중국 전담 여행사들이 다시 상품 판매 재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송은석기자




한중 양국이 사드 갈등을 봉합하기로 하면서 산업계 곳곳에서 해빙 모드가 감지되고 있다. 우선 관광 업계는 중국 정부의 금한령 조치 이후 휴·폐업한 중국 전담 여행사들이 속속 재개장 준비에 나서면서 단체비자 발급을 통한 관광상품 등장도 ‘시간문제’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의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9월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하는 중국 전담 여행사 161곳 가운데 폐업한 곳이 18개소(11.2%), 휴업한 곳이 66개소(41.0%)로 집계됐다. 일부 여행사의 경우 직원들을 현지에 급파해 동향 파악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국관광공사와 국내 다수의 호텔들도 중국 단체관광객을 겨냥한 상품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광 업계는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이르면 내년 2월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도 중국 투자 기지개를 펴고 있다. 불과 한 달 전 차이나머니의 경북·대구 지역 투자를 불허하는 등 냉각됐던 중국 관련 투자가 회복될 조짐이다. 중국 장시성 고속철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대성자산운용은 사드 이후 9월1일로 예정됐던 자금 모집을 늦춰왔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이규엽 대성자산운용 대표는 “사드(THAAD) 이슈가 불거지고 나서는 중국 정부에서 비자조차 발급해주지 않아 애를 먹었는데 얼마 전 중국에서 현지 고위급 관계자 10여명과 2시간 반 동안 회의하면서 사드 이슈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고 매우 적극적인 태도였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대성자산운용은 26조원 규모의 장시성 고속철도 프로젝트에 1조7,000억원 규모의 출자자격을 획득해 국내에서 자금을 모을 예정이다.


사드 보복 조치가 풀리며 사업 재개의 움직임도 포착됐다. 중국에서 펀드를 만들어 활동해온 백여현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는 “한국에서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는 피해가 적었지만 중국 내 투자 파트너들이 주저하고 출자를 꺼렸던 게 사실”이라며 “올봄에 쓰촨성 청두 사무소를 개소하고 간판도 못 달았다는데 분위기가 바뀌면 간판부터 달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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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급결제회사의 한국 내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은행과 카드사에도 화색이 돌고 있다. 중국인들이 국내 가맹점에서 간편결제나 카드결제를 할 때 대금 정산이나 전표 매입을 대행해주는 금융사들은 다시 한번 가맹점 확대 영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가맹점을 계속 확대해나가다가 잠시 위축돼 있었는데 다시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도 “내부 인프라 구축을 끝마쳤고 대형 가맹점 영업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드 피해를 극심하게 입었던 명동도 변하고 있다. 명동거리 뷰티 상점마다 중국어 가능자를 뽑는 구인공고가 다시 붙고 있다. 중국인 점원 김모(30)씨는 “최근 일주일 사이에 매장에 손님이 늘면서 아르바이트생을 뽑고 있다”고 말했다. 근처 더샘 화장품 매장은 이달에만 두자릿수의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했다. 화장품뿐 아니라 의류·액세서리 매장들도 구인광고를 붙였다. 면세점 업계 역시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주요 매장마다 제품을 구입하기 위한 줄이 길어지고 있다고 전한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한동안 중단됐던 유커를 유치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내년 2월까지 개별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지역 호텔 등과 연계한 겨울 비수기 프로모션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 2월에 있는 춘제에 맞춰 씨트립 등 중국 여행사들과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여러 지자체가 유커 맞이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나윤석·변수연·조권형기자 diver@sedaily.com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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