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에 대해 소비자가 느끼는 판매서비스 만족도가 지난해에 비해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4차 산업혁명 여파로 더욱 높아진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재구매를 이끌어내려면 기업들이 판매 방식 혁신과 인적 역량 강화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1일 한국능률협회컨설팅(대표 김종립)은 세일즈 인력의 역량을 소비자가 직접 평가한 ‘2017 판매서비스만족도 조사(KSSI)’ 결과를 발표했다. 능률협회컨설팅은 기업의 세일즈역량 강화를 유도하고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를 돕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KSSI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7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 전국 4개 권역에 거주하며 ‘1~2년 이내 상품 또는 서비스를 구매(가입)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총 2만5,660여명을 대상으로 했다. 자동차, 가전·통신, 패션, 뷰티·헬스, 리빙, 금융 등 총 6개 부문 24개 산업군 99개 기업에 대한 1대1 개별면접 조사로 진행됐다.
올해 조사 결과를 보면 산업 전반의 서비스만족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산업군 평균은 지난해보다 0.9점 하락한 73.9점이다. 요소별로도 지난해에 비해 모두 하락했다. 태도(73.7), 지식(76.7), 상담역량(73.1) 점수가 내려갔고 특히 책임감 요소는 전년 대비 2점 하락한 71.8점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반적인 서비스만족도 하락 속에서도 기아자동차의 성과가 빛났다. 기아차는 전체 산업군에서 가장 높은 만족도인 78.7점을 받아 국산자동차 산업군 4년 연속 1위로 조사됐다. 타이어전문점의 타이어프로(금호타이어), 은행(대출) 산업의 KEB하나은행, 생명보험산업의 한화생명, 증권(자산관리) 산업의 미래에셋대우 등도 각 산업군에서 4년 연속 1위로 나타났다. 특히 타이어전문점 산업군에서 1위로 나타난 금호타이어는 높은 경쟁 속에서도 고객에게 전문 상담이 가능한 ‘타이어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세일즈 매뉴얼 구축과 현장 방문 교육 등의 노력을 기울여 좋은 성적을 냈다.
통신서비스전문점 산업군의 KT와 자동차장기렌탈 산업의 SK렌터카 등이 3년 연속 1위, 손해보험 산업군의 현대해상, 은행(PB) 산업군의 신한PWM, 제약(일반의약품) 산업군의 일동제약, 헬스케어(안마의자) 산업군의 바디프랜드 등은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전자제품전문점 산업의 롯데하이마트와 화장품(시판) 산업의 미샤, 캐주얼의류 산업의 라코스테 등이 새롭게 1위를 차지했다. 새 조사에 포함된 방범보안서비스 산업군에서는 NSOK가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타사들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올해 조사의 특징은 인공지능(AI)와 사물인터넷(IoT) 등 4차산업혁명의 물결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점이다. 전체 만족도가 하락한 것도 이에 따른 영향이다. 전자제품전문점과 통신서비스전문점의 경우 고객의 높아진 기대 수준에 매장 판매직원들의 상담역량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능률협회는 진단했다.
양극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산업군을 4개로 나눠 분석한 결과 중만족군(-1.2)과 고만족군(-1.5) 등 중위집단의 만족도 하락폭이 저만족군(-0.2)과 최고만족군(-0.6)보다 컸다. 이는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교육훈련과 혁신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최고만족군의 기업들은 영향을 덜 받고 상대적으로 투자 역량이 떨어지는 중만족군 기업들은 고객 만족도가 하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처음 조사된 프랜차이즈 가맹본사 슈퍼바이저(SV)의 역량에 대한 만족도인 ‘프랜차이즈-SV 만족도(KFSI) 조사’는 평균 68.9점으로 나타났다. 전체 12개 조사 대상 프렌차이즈 중 커피 전문점인 투썸플레이스가 79.6점으로 가장 높았고 롯데리아(73.3), 맥도날드(73.0), 던킨도너츠(71.5), 파스쿠찌(71.0) 등이 뒤를 이었다. 교촌치킨(60.7)과 BBQ치킨(61.0) 등 치킨 전문점과 피자헛(62.6), 엔젤리너스(65.4)는 만족도가 낮았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본사에서 가맹점에 대한 적극적인 판매서비스 지원 등 상생을 위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능률협회는 지적했다.
앞으로의 세일즈 현장은 4차 산업혁명에 따라 더욱 급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기동 KMAC 진단평가본부 팀장은 “변화와 혁신이 활발한 마케팅, 고객만족(CS) 등에 비해 세일즈 분야는 관심과 노력이 적은 편”이라며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의 전략적 방향과 고객 현장과의 ‘정확한 연결(alignment)’이 기업의 진정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